"결혼은 언제 해요?"

매년 5월과 명절에 특히 자주 듣는 질문이다. 나는 매번 미소 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는데, 그럴 때마다 상대방은 심각하게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거나, 짝이 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내 앞에서 자신의 휴대전화 연락처를 검색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언제나 '혼자 사는 것도 나쁘지 않지…'라며 안쓰럽게 나를 쳐다보는 것으로 끝이 난다. 가정을 꾸리고 사는 사람들이 볼 때 결혼하지 않고 혼자 있는 나는 이상한 사람이거나, 괴팍한 성격을 가진 문제가 있는 여성일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확고한 철학이나 이념이 있어 결혼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보니 혼자가 된 것도 같다. 과연 지금 이대로 괜찮을 걸까?

사실 따지고 보면 나는 경제적으로는 독립했으나 아직 부모의 그늘에 있기에 완전히 독립한 상태(1인 가구)도 아니고, 결혼한 친구들을 보면 위축될 때도 있다. '짚신도 짝이 있는데, 짝이 없는 나는 짚신만도 못한 게 아닌가?' 싶어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홀로 있음은 분명 나의 의지임에도 불구하고, 가끔 찾아오는 이 고독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럽기만 하다. 마치 '두 개의 다른 가치관이 충돌하는 현재, 나는 그 요지경 속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노명우는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에서 혼자 사는 것을 결혼하지 않거나, 이혼한 상태 등의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지 않는다. '나'의 현 마음 상태를 돌아보게 하며 이를 사회학적인 관점을 통해 분석하고 있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이 1980년대 4.8%에서 현재 25.3%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2035년에 이르면 34.3%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니, 혼자 사는 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든지 가능한 삶이다. 단지 '그들이 혼자 조용히 살고 있기에 없다고 느끼는 것'뿐이다. 현재 홀몸노인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이며, 이혼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고, 삼포시대라고 해서 결혼하지 않는 청년도 쉽게 만날 수 있다. 혼자 사는 미래가 곧 다가옴을 받아들인다면, 이것은 두려운 이야기나 회피해야 할 문제만은 아니다. 혼자 사는 삶이 반사회적 경향을 강화한다는 통념은 더 이상 진실이 아니다. 즉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은 인간관계의 해체나 사회적 몰락의 징후가 아니라, 가정 중심성이 약화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가족중심주의 가치관과 혼자 살기의 가치관이 충돌하는 오늘날 상황에서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느냐에 있다.

이 책은 비단 혼자 사는 사람들(1인 가구)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 타인의 시선에 의존하며 사는 개개인에게 고독(홀로 있음)의 문제가 더 심각하게 나타남을 지적하며, 우리 모두 혼자 살고 있음을 기억하게 한다. 오히려 이 책은 혼자 사는 것의 의미를 더 넓은 의미로 분석하고 있다. 그로 말미암아 혼자인 상태로 타인과 행복하게 살 방법, 집단에 희생되지 않고 개인으로 숨어들지 않는 1인들이 또 다른 삶을 어떻게 만드는지 제시하고 있다. 즉 혼자 사는 것에 균형감을 가질 수 있도록 안내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