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이 상영되고 있다. 이 야외극장에서 소프라노 마리아 굴레기나(오른쪽)의 그랜드 오프닝 콘서트와 오페라 '아이다'를 잇달아 선보인다.

- 29~31일 '아이다' 공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오페라'가 가능할까.

영화의전당과 솔오페라단이 의미 있는 시도를 위해 손잡았다.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오페라 '아이다'를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이들은 28일 오후 7시30분 소프라노 마리아 굴레기나 그랜드 오프닝 콘서트를 선보인 뒤 29~31일 오후 7시에는 오페라 '아이다'를 공연한다.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정통 오페라를 온전히 소화하는 것은 처음이다. 소프라노 조수미 야외 콘서트(2012년)와 정명훈과 서울시립교향악단 특별 연주회(2013년) 등 야외극장에서 클래식 공연을 소화한 적이 있지만 오페라는 얘기가 다르다. 오페라는 노래, 연주, 음향, 무대예술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품격 있는 공연예술인 만큼 관객이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전용공간이 필수다.

솔오페라단 관계자는 "해외에는 해변이나 강가에 야외무대를 설치하고 시민이 함께 즐기는 오페라 공연을 종종 열고 있다. 예전에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오페라 공연을 한 적이 있긴 하나 완전히 오픈된 무대는 위험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솔오페라단은 내년부터 다른 오페라 단체도 끌어들여 '부산 야외 오페라 페스티벌'을 열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은 수영강변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공간에 빅루프(지붕)가 덮여 있어 야외 공연 장소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수영강변도로와 맞닿아 있어 소음이 발생할 수 있고, 대규모 좌석(2300석)을 채워야 하는 부담도 크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도는 앞으로 영화의전당이 다양한 공연을 시도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한편 이번 무대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굴레기나의 첫 내한 공연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 출신 소프라노 마리아 굴레기나는 '베르디 오페라를 가장 잘 소화하는 오페라 디바'로 불리며 볼쇼이극장, 베로나 야외극장 등 세계적인 무대에 섰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 공연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정상급 테너 루벤스 페리짜리와 바리톤 엘리야 파비안도 출연하며 부산의 성악가 김유섬(소프라노), 박대용(바리톤), 김지호(테너)도 캐스팅됐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연출로 유명한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이 직접 만든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3만~25만 원. 1544-93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