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 2013에 참여한 아시아 각국의 젊은 영화인들이 지난 17일 태국 후아힌 해변에서 단편영화 촬영을 하고 있다. 휴양도시로 알려진 후아힌은 지난해부터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신흥 영화도시이이기도 하다. 부산영상위원회 제공

부산아시아영화학교 건립 부지가 부산 수영구로 결론 났다. 지난 2년간 금정구와 해운대구를 거쳐 결국 수영구에 둥지를 틀기로 한 것이다.

부산시는 아시아영화학교 장소로 수영구 광안동 옛 공무원교육원 생활관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달 부산시의회에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으며, 서병수 부산시장의 결정만 남겨두고 있다.

광안동 주택가에 있는 옛 공무원교육원은 건물 3개 동(본관, 생활관, 옛 보건환경연구원)이 들어서 있다. 시는 3개 건물 중 생활관(연면적 1790㎡)을 리모델링해 아시아영화학교 건물로 사용하고, 옛 보건환경연구원(연면적 2680㎡)은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 내어주기로 하고 이런 뜻을 영진위에 전달했다. 나머지 건물(본관·연면적 1만 ㎡)에는 수영구종합체육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영진위 부산 이전과 함께 이전 대상에 포함된 KAFA는 애초 영진위가 부산 사옥을 지으면 그곳에 입주할 예정이었으나 건립비 마련이 어렵자 우선 기존 건물에 들어가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영진위 관계자는 "KAFA 관계자들이 해당 공간을 둘러본 뒤 옮기는 쪽으로 잠정 합의했으며 영화계의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 아시아 영화 교육 허브를 만들자는 취지로 2013년 시작된 아시아영화학교 건립은 사업비(영화발전기금 25억 원·시비 10억7000만 원)를 확보하고도 여론과 민원에 밀려 장소를 정하지 못해 2년간 표류했다. 이 과정에서 금정구(금사공단)와 해운대구(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로 장소를 정했다가 번복하는 우여곡절을 겪었고 사업의 신뢰마저 떨어졌다(본지 지난 3월 24일 자 22면 보도).

하지만 과제도 많다. 장소 문제만 해결됐을 뿐 사업의 핵심인 교육 콘텐츠와 운영비 확보에 대해서는 대책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시가 부산영상위원회 영화의전당 등 공공기관의 영화교육을 통합해 아시아영화학교에 맡길 방침을 세우고 있으나 기관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이것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영화 인프라가 밀집한 해운대와 떨어져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시 관계자는 "아시아영화학교와 국내 최고 영화교육기관 KAFA가 나란히 들어서면 양 기관이 자연스레 교류하며 우호적인 협력 아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또 정부에 운영비 지원을 요청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