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한복판서 대낮 재즈 선율
- 가슴 벅차오를 정도로 좋아요"
- 주부 환호…지역 대표 콘서트로

- 매달 다양한 음악 장르 편성
- 대중성 높은 선곡이 성공비결

"한낮에 부산 한복판에서 재즈 연주회를 즐기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정말 황홀하네요." "예순 평생 재즈 연주를 듣는 것은 처음이에요.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좋네요."

19일 오전 11시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부산롯데호텔 아트홀에서 열린 '한낮의 유U; 콘서트(유콘서트)' 100회 특집 공연에 참석한 관객들의 감탄사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숨소리를 내지 않을 정도로 연주에 집중했고, 연주자들은 예정에 없던 앙코르곡으로 관객들의 박수에 화답했다.

	19일 오전 부산롯데호텔 아트홀에서 열린 '한낮의 유U; 콘서트' 100회 특집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 론 브랜튼의 재즈 연주를 감상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이날 유콘서트 100회 공연에는 1000여 명의 관객이 몰려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차승민 국제신문 사장을 비롯해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박동호 화승그룹 전무이사, 김부현 부산롯데호텔 부총지배인, 박성택 부산문화회관 관장 등 내빈들도 현장을 찾아 축하 인사를 전했다. 2006년 4월 시작한 유콘서트는 오전에 열리는 '브런치 콘서트'로는 드물게 100회까지 소화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음악 공연으로 자리매김했다.

차승민 사장은 이날 공연에 앞서 "부산 시민, 특히 주부님들의 성원과 사랑에 힘입어 유콘서트가 100회를 맞았다. 2006년 유콘서트를 시작할 때만 해도 오전 11시에 공연을 하면 사람이 오겠느냐는 걱정을 많이 들었는데 시민의 문화에 대한 뜨거운 열정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유콘서트 100회 공연의 주인공은 '매우 시적인 피아니스트'라는 찬사를 받는 천재 재즈 피아니스트 론 브랜튼이었다. 상큼한 파란색 양복을 입은 론 브랜튼은 유창하지는 않지만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며 한국말로 인사해 관객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론 브랜튼을 중심으로 리처드 로(색소폰) 매뉴얼 웨이언드(드럼) 라이언 맥길리커디(베이스) 등이 콰르텟을 구성해 황홀한 재즈 연주곡 11곡을 소화했다. 이들은 'Swinging at the Haven' 'Fly Me To the Moon' 'Body And Soul' 등 경쾌하면서도 재즈 특유의 밀고 당김이 두드러지는 곡을 선사해 관객들이 재즈의 매력에 푹 빠지기에 충분했다. 이뿐만 아니라 '돌아와요, 부산항에' '고향생각' '단발머리'와 같은 대중가요를 재즈로 편곡해서 들려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공연의 백미는 재즈 보컬리스트 표진호와 함께한 무대였다. 세종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국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표진호는 미성과 진성을 넘나드는 매력적인 목소리와 함께 재즈 특유의 스캣(재즈에서 가사 대신 '다다다디다다' 등 아무런 뜻이 없는 소리로 노래하는 창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객석을 휘어잡았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의 박수가 끊이질 않자 이들은 '서머 타임' 등 두 곡을 앙코르곡으로 내놓았다. 표진호는 "이런 귀한 무대에 서게 돼 영광이다. 재즈가 어렵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이란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저녁에 주로 공연하는 재즈를 오전에 내세운 것이 신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연을 본 음악계 관계자는 "재즈라고 하면 어렵고 낯선데다 밤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낮에 대중을 상대로 재즈 공연을 편성해 놀랐다. 그런데 실력파 연주자들이 대중적인 곡을 잘 편곡해 들려줘 장르의 매력을 십분 살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관객들은 유콘서트가 계속해서 이어지길 당부했다. 선영임(여·42·동래구 명륜동) 씨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친구와 마음 편히 공연을 본 뒤 점심까지 먹을 수 있어 주부의 라이프 스타일에 딱 맞는 공연이다"라며 반겼다. 최윤자(여·61·동구 범일동) 씨도 "유콘서트는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음악을 들려줘 일반 시민이 문화를 즐길 통로가 되고 있다. 200회, 300회 공연으로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101회 유콘서트는 다음 달 16일 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뮤지컬 특집으로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