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성가대가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국제신문 DB

- 서울 천주교, 희생자 추모 기도
- 부산서도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

다음 달 5일 부활절을 맞는 개신교와 천주교계가 4월을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 행사로 진행한다.

■ 개신교, 세월호 현장서 예배

진보 성향의 개신교 교단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NCCK)'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이어지는 고난주간(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과 죽음을 기념하는 절기로 부활절 직전 일주일에 해당한다)에 사용하는 기도자료집에 세월호 유족이 직접 작성한 기도문을 실었다. 이 기도자료집에는 세월호 유족의 육성 증언을 바탕으로 엮어 최근 펴낸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의 발췌 내용도 담았다.

또 예수가 최후의 만찬 후 제자들의 발을 씻긴 날로 세족목요일인 다음 달 2일에는 전남 진도의 석교삼거리에서 팽목항까지 침묵 도보 행진을 펼친 뒤 팽목항에서 유족의 발을 씻기는 행사를 한다. 이어 성금요일인 다음 달 3일 오전 9시30분에는 팽목항과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동시에 예배를 올릴 예정이다.

교회협 관계자는 "이번 부활절 맞이 행사 주제를 세월호로 잡은 것은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기독교인이 부활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아픈 기억을 뛰어넘어 어떻게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 등에 대해 많이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세월호의 고통과 눈물을 기억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뒤의 희망도 이야기하겠다는 의미다.

부산 교회협은 진도 팽목항 예배에 참여한 다음 날인 4월 5일 오후 3시 부산 중구 대청동 성공회 주교좌대성당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올린다.

한편 올해 부활절 예배는 다른 개신교 교단 협의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 교회협으로 나눠 진행된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하나의 부활절 예배를 올려왔다.

■ 천주교, 전국 곳곳서 추모 미사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천주교는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일련의 추모 활동에 나섰다. 우선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참사 1주기인 다음 달 16일을 전후해 염수정 추기경의 주례로 서울 명동성당에서 추모 미사를 올린다. 교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하는 미사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를 추모하고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며 기도한다.

이에 앞서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각 위원회는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가 광화문 광장에서 매주 수요일 진행하는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304명을 기억하는 미사'에 참여해 왔다.

진도 팽목항 일대를 관할하는 광주대교구도 추모 미사와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달 광주대교구 총대리 옥현진 주교를 위원장으로 하는 준비위원회가 꾸려졌다. 광주대교구는 또 최민석 신부를 팽목항 전담사제로 발령했다. 최 신부는 팽목항에 상주하며 날마다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안산 단원고 관할 교구인 수원교구는 안산 세월호 정부 합동분향소 천주교 부스에서 매일 오후 8시 희생자와 실종자를 위한 미사를 올리고 있다.

부산대교구는 다음 달 5일 부활절을 맞아 중구 대청동 주교좌 중앙성당과 수영구 남천동 주교좌 남천성당에서 교구장 황철수 주교와 총대리 손삼석 주교의 주례로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각각 봉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