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통 부재에 질타도 이어져

한국독립예술영화계가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새로운 예술영화 지원 정책에 반발하고 나섰다. 독립예술영화관모임·한국독립영화배급사네트워크는 16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영진위가 내놓은 예술영화 지원책을 비판했다.

영진위는 최근 현행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과 다양성 영화 개봉 지원 사업을 대신할 '한국 예술영화 좌석 점유율 지원 사업'이라고 알려진 개편안을 내놓았다. 한국 영화 좌석 점유율 지원 사업은 영진위가 위탁한 사업자가 선정한 26편의 영화를 전국 35개 스크린(예술영화관 20개, 지역 멀티플렉스 15개)에서 의무적으로 상영한다는 게 골자다. 이에 대해 영화계는 이 사업 시행 시 영진위가 지정한 영화 26편을 트는 예술영화관만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어 독립영화 개봉 규제와 간섭이 가능해진다고 반발하고 있다.

진명현 상상마당 팀장은 "같은 시기에 같은 영화를 상영한다면 각 극장의 기획전이나 프로그램을 상영하지 못해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독립성이 저해된다. 또 좌석 점유율에 따라 지원해 준다면 돈만 좇으라는 격이다. 그렇다면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이 왜 필요하냐"고 비판했다. 김일권 시네마달 대표는 "독립예술영화의 선정부터 배급 규모까지 영진위가 통제하겠다는 것"이라며 "다른 프로그램을 상영할 수 없게 되고, 영진위 사업에 종속되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영진위의 소통 부재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김조광수(청년필름 대표) 영진위 다양성영화문화소위원회 위원장은 "소위원회를 열어 이번 정책에 대해 빨리 논의하자고 했으나 영진위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소위를 계속해서 이렇게 운영한다면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예술영화의 제작·배급을 맡는 아트나인 정상진 대표는 "애초 문체부, 영진위와 함께 이번 정책과 관련해 공청회를 열자고 했으나 불출석 의사를 밝혀 부득이 기자회견 자리가 됐다. 우리는 계속 공청회 개최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