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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북카페 쿠무다에서 소설가 김연수 씨가 독자에게 문학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
- 광어골에 자리잡은 북카페
- 무료 대관 상설 갤러리에
- 공부모임 장소로도 인기
- 안도현 시인·혜민 스님 등
- 북콘서트 화려한 게스트 화제
카페 쿠무다 안에는 잘생긴 느티나무가 천장까지 뻗어 있다. 이 카페에 들어오는 이는 누구나 이 느티나무의 그림자에서 쉬는 셈이다. 카페 쿠무다를 운영하는 주석 스님은 예술과 문화가 사람들에게 그런 나무 그늘이 되어주기 바란다고 했다.
지난 6일 오후 5시께 부산 해운대구 송정 해변에 있는 카페 쿠무다(http://kumuda.fordining.kr)에 찾아갔다. 송정해수욕장 백사장과 곧장 이어지는 도로인 송정광어골로에 있고, 요즘 유명하다는 음식점 '송정집' 맞은편이라 가는 길은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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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합문화공간 카페 쿠무다를 운영하는 주석 스님. |
느티나무가 자라는 카페의 한쪽에는 크지 않은 갤러리가 마련돼 있고, 위층에는 아늑하고 전망 좋은 모임방이 있다. 쿠무다는 북카페여서 예쁜 서가에 책도 많이 갖춰놓았다. "활용도가 높은 문화공간이 됐으면 해요. 누구나 와서 차 마시고 책 읽고 전시를 보고 공부나 토론모임도 하고." 2013년 8월 카페 쿠무다의 문을 연 주석 스님은 "카페 쿠무다는 복합문화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해가 지자 쿠무다는 한결 아늑해졌다. 손님도 조금씩 늘었다. 카페 한쪽의 갤러리에는 배윤주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올해 11월까지 전시일정이 꽉 찼어요. 오는 9일부터 한 달 동안은 서미경 서양화전, 그 뒤는 진범 스님 인도 사진전, 이어서 도예가 이충우 작품전…." 주석 스님은 "전시 기간을 줄여 더 많은 예술가에게 기회를 달라는 요청도 있지만 한 달 전시를 고수한다. 갤러리 대관은 무료이다"라고 말했다.
갤러리 위층은 아늑한 모임방이다. 공부방의 창가 자리에 앉으면 건물 사이로 송정 바다가 보인다. 이 모임방은 미리 요청하면 누구나 빌릴 수 있다. 이날도 몇 사람이 모여 공부모임을 하고 있었다. 쿠무다의 저녁에는 말 그대로 '문화'가 흐르고 있었다.
이튿날 오후 2시, 다시 카페 쿠무다로 갔다. 쿠무다 문화프로그램의 대표격인 북콘서트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날 초대 손님은 한국 문단에서 주목과 사랑을 동시에 받고 있는 소설가 김연수였다. 카페에는 어느새 독자 3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카페라는 편한 공간에서 독자와 작가가 무릎을 맞대고 이야기하다 보니 분위기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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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무다는 송정해수욕장 가까이에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북콘서트는 두 달에 한 번 하는데 이번이 7번째였다. 다녀간 예술인은 다채롭고 화려하다. 이호걸 시인과 이춘호 동요작곡가를 시작으로 안도현 시인과 가수 고한우, 정호승 시인, 혜민 스님, 개그맨 이수근, 문태준 시인 등이다.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주석 스님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알고 보니 스님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년 가까이 BBS불교방송에서 음악프로그램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진행한 방송인이고 지금은 대한불교조계종 부산연합회 문화국장을 맡고 있다.
김연수 작가의 강연과 질의응답이 끝나자 공연이 이어진다. 솜씨 좋은 부산의 재즈밴드 '초이밴드'였다. 감탄사가 나오는 매력 있는 공연이었다. 공연 뒤 사인회를 한 김연수 작가는 "멋진 자리였다. 이런 자리에 불러주셔서 고맙다"고 했다. 시간은 어느새 저녁이 됐다.
경남 함양군 대운사 주지이기도 한 주석 스님은 "북콘서트는 언제나 공연과 함께 진행한다. 책 속에 길이 있고 문화와 예술에서 우리는 위안받으며 행복을 느끼지 않나. 그런 행복감을 나누고자 북카페 쿠무다를 열었다. 쿠무다는 하얀 연꽃이란 뜻"이라고 말했다.
이날 북콘서트를 찾은 시민 하대웅(38) 씨는 "송정에서 1년째 살고 있는데 문화혜택은 사실 부족했다. 좋아하는 김연수 작가 강연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오늘 카페 쿠무다에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051)701-7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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