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우울증으로 휴직한 사이, 사장은 노동자들에게 그녀의 해고와 보너스 1000유로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지시한다. 대부분 노동자는 보너스를 선택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몇몇 사람이 재투표를 주장하면서 그녀를 설득한다. 그녀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우울함과 회사의 부당해고라는 두 가지 상황과 투쟁해야 하는 여정을 맞게 된다. 그런데 그녀의 방식이 색다르다. 그녀는 1박 2일 동안 동료들의 집을 찾아다니면서 '재투표하면 나를 지지해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하고, 돈 때문에 자신의 일자리가 거절당하지 않기를 설득한다. 이틀의 시간은 그녀에게 소모적인 구걸을 하고 있다는 비관과 자신 때문에 다른 가족이 갈등하는 현장을 겪어야 하는 침통함에 노출된다. 하지만 그녀가 찾아간 동료들이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눈물을 흘리거나 투표한 후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고백하면서 허물어질 때, 그들의 진심이 불러일으키는 올바른 선택의 파동이 번져간다. 비록 복직은 되지 않았지만 그들이 서로를 안고 다독일 때 놀라운 일이 발생한다. 우울증과 돈에 대한 유혹과 싸우면서 그녀와 동료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절대로 선택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깨닫게 된다.

선량한 연대를 망치려는 고용주의 전략은 아주 단순하다. 지금 당장 필요한 돈을 선택하고 동료를 버리라는 매몰찬 강요다. 그런 잔인한 선택을 앞둔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너의 사정은 나도 마음 아프지만 나는 지금 돈이 필요하다' '그렇게 정한 것은 내가 아닌데 네가 강요할 부분이 아니다'라는 반응으로 나뉜다. 그중에는 아버지를 때리는 막돼먹은 사람도 있고 동료를 선택한 아내를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도 있지만, 다르덴 형제는 그들마저 딱한 사정이 있음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다르덴 형제는 연대의 약속을 믿는 자(선)와 돈을 믿는 자(악)로 나누지 않으므로 노동자 모두의 현실을 공평하게 보여주고 자본과 맞서 싸우기로 한 사람들의 방식을 지켜보는 것을 선택한다.

그녀가 1박 2일간의 일주를 완성한 후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 잘 싸웠지?'라고 말하는 순간, 고용주가 동료의 해고와 자신의 복직을 맞바꾸려고 제안할 때 단호하게 거절하던 그녀의 표정이 되살아난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최근작에 가까울수록 카메라가 인물에게서 서서히 멀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집요하게 인물을 따라다니던 그들의 시선이 조금씩 뒤로 물러난다는 것은 사회적인 맥락을 드러내면서 타인과의 연대 순간을 포착하기 위함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그녀는 동료의 설득과 남편의 격려로 가가호호 방문의 길을 나섰다. 그리고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동료를 만나 함께 노래를 부른다. 음악조차 사용하지 않던 다르덴의 영화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어떠한 설명보다 인간됨의 회복, 돈보다 중요한 가치와 연대의 약속을 환기시킨다.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