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작 '갱스터의 월급날' 기자회견이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월석아트홀에서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리포청 감독, 배우 오가려, 웡유남, 프로듀서 셜리 영. 홍영현 기자 hongyh@kookje.co.kr

- 액션 영화의 비장함 뺀 코믹·멜로
- 리포청 감독 "폐막작 선정돼 영광"
- 웡유남 "그들의 의리 담아 연기"
- 주인공 황추생·채탁연 불참 맥빠져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작 '갱스터의 월급날' 기자회견이 10일 부산 해운대구 월석아트홀에서 열렸다. BIFF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는 리포청 감독과 배우 오가려, 웡유남, 프로듀서 셜리 영이 참석했다.

폐막작 '갱스터의 월급날'은 갱스터가 주인공으로 나오지만, 액션 영화의 비장미를 빼고 대신 코믹과 멜로를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의 장르영화다.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기자 시사회에서는 사랑에 애태우고 생계를 걱정하는 갱스터의 모습이 낯설기는 하나 신선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2년 전 개막작 '콜드 워'를 비롯해 홍콩 영화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고, 그런 면에서 이 영화를 폐막작으로 선정한 점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홍콩 영화계에 오랫동안 몸담은 리포청 감독은 "BIFF 폐막작에 선정돼 영광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1980년대와 1990년대 홍콩 영화 속 갱스터는 무섭고 진지했고 멋있게 그려졌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은 사나운 모습을 잃는 대신 생활고에 시달리며 현실을 걱정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홍콩에 갱스터가 거의 활동하지 않는데 그들도 나이가 들면서 은퇴를 고민하고 다른 일로 전직하고 싶어한다. 특히 홍콩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도 많은데 갱스터가 생계 문제와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할지 생각하며 영화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가수이자 배우인 웡유남은 "요즘 홍콩은 공권력이 강화돼 갱스터들을 잘 볼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이 추구했던 행복한 모습이나 지키고자 했던 의리는 그대로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포청 감독은 영화에서 두드러진 홍콩의 풍경에 관한 질문에 "홍콩 사회가 굉장히 많이 변했고, 그 속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것들이 있다. 영화를 통해 사라지는 것을 기록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남기고자 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영어 제목을 'Gangster Pay Day'로 붙인 이유는 갱스터들이 평소 나쁜 짓을 많이 하는데 그대로 돌려받는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중국 취재진이 몰려 올해 BIFF에 부는 '중국 열풍'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인 과이 역의 황추생과 메이 역의 채탁연은 스케줄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아 다소 맥이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