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을 화두로 삼은 책 두 권이 나왔다. 한 권은 '이것이 부산의 스토리텔링입니다'하듯 부산의 보석 같은 이야기를 엮었다면, 또 한 권은 스토리텔링 이론을 정리하며 스토리텔링에서 나아가 스토리두잉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두 부산의 스토리텔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귀한 자양분이 될 듯하다.

'스토리 부산을 만나다'(박창희 등 지음·해성)는 부산이 숨은 이야기와 전설, 역사적 배경 등을 여러 작가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스토리텔링, 팩션, 르포 등과 함께 사진과 그림으로 부산을 모자이크한다.

6부로 나뉜 이 책은 강영환 시인, 김민수 시나리오 작가, 김정하 한국해양대 교수, 김정화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기획부장, 김하기 소설가, 박옥위 시조시인, 박창희 국제신문 논설위원, 박향 소설가, 박호 화가, 백경옥 부산시립예술단 홍보마케팅부장, 송영명 화가, 이상섭 소설가, 조갑상 소설가, 최원준 시인, 한정기 동화작가가 힘을 보탰다.

1부(원도심 이야기 창고를 열다)는 부산 원도심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김하기 소설가와 최원준 시인의 글에서 원도심 문화부흥의 열망을 느낄 수 있다. 2부(송상현, 광장으로 나오다)는 동래부사 송상현과 모너머 고개, 5부(유엔공원에 핀 휴먼 스토리)는 유엔공원을 중심에 두고 임진왜란과 6·25전쟁이 남긴 이야기들을 재구성했다. 6부는 '新강서별곡'이라는 주제로 강서구의 다양한 이야기를 발굴해 소개한다.

'스토리두잉'(김일철 유지희 공저·컬처그라퍼)은 참여와 공유를 키워드로 스토리텔링이라는 자막이나 사운드에 스토리두잉이라는 동영상을 입힌다. 스토리텔링이 단어, 이미지, 소리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이야기를 만들어 정신을 포맷하는 장치라면 저자들은 자기가 다루는 스토리가 자신의 삶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고 이를 자신의 삶 속에서 행하려 노력하는 사람을 '스토리두어'(storydoer), 그러한 행위를 '스토리두잉'(storydoing)으로 정의한다. 김일철 동의대 교수는 "지금은 모든 것이 공유되는 소셜미디어(SNS) 시대이다. 이제는 스토리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것이 바로 스토리두잉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래창조과학부 등의 후원을 받아 동의대 인문사회연구소가 운영하는 '무한상상실, 스토리두잉아카데미' 원장이다.

3부로 나뉜 이 책은 1장에서 스토리텔링의 정의와 평가를 점검하고 2장에서는 인류학 뇌과학 심리학 마케팅 등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스토리텔러들이 배울 방안을 모색한다. 3장에서는 스토리두잉이 필요한 이유와  스토리두잉의 구조, 스토리두어가 갖춰야 할 자질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