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갖은 역경과 시련 겪으면서
- 마침내 찾아낸 최고의 음료
- 우유! 그래 바로 이맛이야

- 우유가 좋아/신동준 지음·그림
- 푸른숲주니어/1만1000원

제목은 마치 우유회사의 광고용 카피 같지만, 엄연히 어린이를 위한 책이다. 이 책에서 우유는 주인공이 원하는 꿈을 상징하는 단어다.

우유가 좋아는 빨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했다. 그런데 주인공 대롱이는 우리가 아는 빨대와는 조금 다르다. 처음에는 보통 빨대지만, 콜라나 주스 등을 마시면서 점점 몸이 커진다. 대롱이는 항상 시원하고, 고소하고, 달콤한 어떤 것을 마시고 싶어 하나 도무지 찾을 수 없다.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콜라도 들이켜보지만, 대롱이가 찾는 맛은 아니다. 오렌지 주스는 너무 시고, 콜라는 너무 달다.

몸이 커가는 과정에서 대롱이는 갖가지 수난을 당한다. 몸이 조금 커졌을 때 대롱이는 쓰레기장에 버려진다. 소각장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대롱이는 어떤 집에서 수도 파이프로 사용된다. 수도 파이프 역할을 하면서 물을 실컷 마시고 몸이 커진 대롱이는 고물상으로 팔려간다. 이 와중에 대롱이는 길바닥에 떨어지고, 대롱이 옆을 지나가던 트럭은 차를 세우고 대롱이를 우유공장으로 싣고 간다.

우유공장에 도착한 대롱이는 마침내 자신이 원하던 맛을 찾는다. 그동안 대롱이가 마셨던 주스나 콜라와는 다른 맛. 바로 우유의 맛이다.

우유를 찾아 떠나는 대롱이의 모험은 어린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 어린이는 대롱이가 주스나 콜라를 마셨던 것처럼 다양한 경험과 공부를 한다. 몸이 점점 커지는 대롱이는 육체적으로 무르익어가는 어린이의 모습이다. 버려지고 위기에 빠지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곳에 사용되는 대롱이의 모습에서는 어떠한 고난을 겪더라도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저자의 충고를 읽을 수 있다. 자신의 꿈을 끝까지 지켜나간 대롱이는 결국 그렇게나 찾아 헤매던 우유를 실컷 마실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어린이는 늘 상상하고 꿈꾼다. 저자는 어린이의 상상이 허무맹랑하게 끝날 때도 많지만, 많이 꿈꾸고 경험하다 보면 언젠가는 대롱이처럼 진정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인 신동준은 KBS 애니메이션 '아기종벌레 포포'의 원작자다. 따뜻한 색깔로 그려진 그림 곳곳에 유머코드가 숨어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책 마지막에는 우유갑과 빨대로 장난감을 만드는 방법을 실어 어린이가 우유를 마시고 직접 장난감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