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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부산강서문화원 강당에서 '동백아가씨' 발표 50주년을 맞아 열린 '동백아가씨 작곡가 백영호 선생 추모 강연회'에서 아들 경권 씨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 기념음반 6000장 제작 배포도
25일 오전 부산 강서문화원에서는 특별한 강연회가 열렸다. '작곡가 백영호 선생 추모 강연회'다. 이미자가 부른 국민가요 '동백아가씨' 50주년을 기념하고 이 곡을 만든 백영호 선생을 기리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백 선생의 육성이 흘러나오고 그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상영됐다. 이날 강연회가 더 특별한 이유는 백 선생의 아들인 백경권(58·진주 서울내과 원장) 씨가 직접 '백영호의 음악과 인생'을 들려줬다는 점이다.
백경권 씨는 '동백아가씨 50주년 기념 백영호 작곡집' 음반 6000장을 만들어 나눠주고 있다. 백 씨는 "'동백아가씨'가 저를 키웠어요. '동백아가씨'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우리 가족의 생활이 달라졌어요. 무명에 가까웠던 이미자 씨도 스타덤에 올랐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음반 제작 당시 '동백아가씨'라는 제목이 촌스럽다고 레코드사에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부친께서는 직접 레코드판을 들고 다방이나 음악감상실을 찾아 홍보활동을 벌였다"고 덧붙였다.
'동백아가씨'는 한국 음악계 최초로 100만 장이 넘는 음반 판매량(추정)을 기록한 기념비적 작품이지만 국민가요로 자리 잡기까지 많은 곡절을 겪었다. 한국 여인의 한(恨)을 표현한 이 노래는 1964년 이미자의 목소리로 세상에 나왔다. 그러나 2년 만에 왜색이 짙다는 이유로 21년 동안이나 금지곡으로 묶였다. 1987년 민주화 물결에 힘입어 '동백아가씨'는 다시 국민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동백아가씨'만큼이나 작곡가인 백영호 선생의 인생도 다사다난했다. 그는 1920년 8월 부산에서 태어났다. 1940년 일제에 강제징집당해 1942년 동남아 전선(필리핀)으로 끌려갔다. 일본군을 탈영해 몽골에서 생활하던 그는 1946년에야 한국 땅을 밟았고, 1953년 부산으로 귀향해 미도파레코드(지구레코드 전신) 전속 작곡가로 활동했다.
'여로' '동숙의 노래' '비 내리는 명동' 등 명곡으로 한국 음악사에 큰 업적을 남긴 그는 2003년 5월 84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1997년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 백영호 기념관을 운영하고 있는 백경권 씨는 "아버지의 업적을 알아달라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어요"라며 부산에 '동백아가씨' 노래비가 세워졌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1956년 부산 서대신동에서 태어난 백 씨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세브란스 병원 심장내과 교수와 제17대 진주시의사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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