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별적 개최 수많은 축제·행사
- 비효율적 운영 눈총 받아와
부산에서 열리는 영화·영상 분야 국제행사인 부산국제광고제(BIAF)와 부산콘텐츠마켓(BCM) 사무국이 '한 지붕 두 가족'이 된다. '광고'와 '방송'을 주제로 열리는 서로 다른 성격의 두 행사 업무가 앞으로 같은 공간에서 추진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 두 행사 사무국의 같은 공간 사용이 성공한다면 현재 부산에서 매년 진행되는 20여 개의 각종 국제행사 사무국의 통폐합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부산에서는 축제조직위원회를 비롯해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수많은 축제나 문화행사 사무국의 비효율성 등이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부산시가 각종 행사 사무국의 통합 운영 방안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각 행사 사무국의 기득권 고수 등 지엽적인 문제 때문에 사무국 통폐합은 쉽지 않은 작업이 되고 있다.
2일 부산시와 BIAF, BCM 등에 따르면 최근 BIAF와 BCM 사무국은 사무공간과 인력을 공유하기로 합의하고 공간 확보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무국은 올 초부터 이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지난달 BIAF가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사무공간 확보를 위한 세부 협의에 들어갔다. 2007년 시작한 BCM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2008년 첫 행사를 연 BIAF는 부산디자인센터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두 사무국이 사무공간과 인력 공유에 합의한 것은 '예산' 문제 때문이다. 두 곳이 영상 분야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보니 이래저래 교류가 잦았고, 그러면서 양쪽 모두의 과제인 '운영비 절감'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사무공간과 인력을 공유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다.
BIAF와 BCM 모두 매년 행사 규모가 늘고 있지만, 그에 반해 예산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운영비'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BIAF는 올해 59개국에서 1만2079편을 출품해 지난해(57개국 1만431편)보다 참가 규모가 늘었지만 예산은 지난해와 같은 24억 원이었다. BCM 역시 올해 54개국 바이어 1191명이 참가해 지난해보다 참가규모가 10%나 늘었지만, 예산은 전년보다 5000만 원 늘어난 24억900만 원에 불과했다.
BIAF 박태열 사무국장은 "매년 행사 규모는 커지는데 국·시비와 민간 협찬 등을 확보하기 어려워 불필요한 경비를 최대한 절감하고 있다. BCM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어 사무실을 같이 쓰며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자고 제안해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두 사무국이 인력 공유를 추진하기로 한 것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매년 한 차례 열리는 국제행사인 탓에 1년 내내 상근 직원을 두는 것보다 행사 직전 유능한 스탭을 확보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만큼 홍보, 초청 등 유사 업무에서 능력 있는 인력을 공유해서 쓰면 전문성은 기르면서 비용은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BCM 박동우 사무국장은 "이미 홍보 등의 인력을 서로 교류해서 행사를 치뤄본 결과 오히려 더 능률적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인력 공유를 통해 국제행사를 치르는 스탭의 전문성을 기르고 안정적인 고용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도 이에 대해 적극 찬성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두 곳 모두 비용 절감이 시급한 과제인 만큼 부산과 서울 공동 사무실 운영과 인력 공유를 통해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역 사회에서는 이번 BIAF와 BCM의 사무국 통합운영 추진을 계기로 매년 한 차례의 행사를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을 감수하는 각종 행사 사무국을 통폐합하는 방안을 부산시 차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