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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도 국적도 잊게 한 樂, 뜨거웠던 삼락공원의 밤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열기

  • 국제신문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2011-08-07 20:05:0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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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밤 부산 사상구 삼락강변공원에서 열린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무대에서 록밴드 '부활'이 3만 여 관중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열창을 선사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머리 희끗한 할아버지부터 엄마 손잡고 나온 아이까지 3만여명 모여 '들썩들썩'
- 크라잉넛·YB·부활 등 최고의 밴드들 혼신의 공연

땅이 울렸다. 3만 명이 한꺼번에 들썩거리자 땅이 흔들거렸다. 그러나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

지난 6일 오후 부산 사상구 삼락강변공원. 제12회 부산국제록페스티벌 현장은 해방구였다. 원래 록페스티벌은 젊은이의 해방구다. 록음악과 젊음, 분위기에 미친다. 그런데 삼락강변공원은 완전히 달랐다. 젊은이뿐만이 아니었다.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 다시 젊음을 되찾고 싶은 중년의 아저씨, 아주머니들, 그리고 머리가 희끗한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모였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온갖 말들이 섞였다. 경상도, 서울, 전라도 등 각 지역의 말에 영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등 다국적 언어까지 가세했다. 인종과 나이를 초월한 한 판 잔치가 록이라는 음악을 통해 펼쳐졌다. 사직야구장이 세상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라면 삼락공원은 3만여 명을 한꺼번에 수용하는 거대한 야외 나이트 클럽이었다. 무대 앞에서 젊은이들이 신나게 춤을 추자 관광버스에 숨어서 위험하게 춤을 췄던 어른들이 뒤에서 가세해 열심히 몸을 흔들었다.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온 한 50대 아주머니는 "축제를 한다고 해서 동네 사람들과 왔다.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려서 노래하고 춤을 추니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모두 술이 아니라 음악에 취해서 행복한 일탈을 했다.

올해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삼락공원으로 옮긴 록페스티벌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무대는 외국의 유명한 밴드들이 콘서트를 할 때처럼 세련됐으며 220인치의 대형 스크린 두 개가 무대와 관객들의 모습을 생동감있게 보여줘 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관객들도 불편함이 없었다. 또 한여름밤 노래와 춤으로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자 소방차의 호스와 무대 앞에 설치된 스프링쿨러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

공연장은 효과적으로 배치돼 있었다. 무대 앞은 젊은이들이 서서 춤을 출 수 있는 드넓은 스탠딩 구역이었고 그 뒤에 어른들을 위해 간이 의자를 배치했다. 그리고 맨 뒤 잔디밭에서는 텐트를 치거나 돗자리를 깔고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완벽한 무대와 관객들의 열광 앞에 선 밴드들은 신나게 연주했다. 펑크록밴드 '크라잉넛'이 '말 달리자'를 부를 때는 삼락공원의 바닥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만큼 심하게 요동쳤으며 마지막 순서로 나선 대한민국 록의 자존심 '부활'의 노래에 모두가 합창했다. 무대에 오르는 밴드들은 이구동성으로 "부산 최고, 삼락 최고"를 외쳤다. 공연은 이날 밤 11시30분을 넘겨서야 끝났지만 그때까지 3만 명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첫 날이었던 지난 5일에도 2만5000명이 삼락공원을 메웠고 특히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던 'YB'는 '국가대표 밴드'라는 별명답게 1시간여 동안 '광란의 밤'을 연출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이 볼 수 없었던 무대의 뒷 모습 두 가지. 6일 먼저 공연을 마친 크라잉넛은 한참이나 선배인 부활을 찾아가 공손하게 인사를 했으며 지난 5일에는 공연을 마치고 떠나던 YB의 윤도현과 일부 멤버들이 자신들을 보기 위해 남아 있던 팬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줘 감동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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