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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총선 좌파연합 깜짝 승리…과반 없는 의회 혼란 불가피

577석 중 182석 얻어 1당 차지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24-07-08 18:55:1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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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일화 벽에 극우 RN은 3위로
- 다수당 없어 총리인선 등 안갯속
- 정부 구성·의회 운영 갈등 예고

프랑스 총선 결선에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예상을 뒤엎고 극우 정당을 누르며 1당 자리를 차지했다. 1차 투표에서 선두였던 극우 국민연합(RN)과 그 연대 세력은 3위로 밀려났고, 참패가 예상됐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을 포함한 범여권은 2위로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극우 저지’를 위한 정치권 연대와 유권자 결집에 따른 결과로 보이지만 어느 정치세력도 과반을 달성하지 못해 정부 구성과 의회 운영 과정에서 혼란이 예상된다.
프랑스 좌파 연합의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장뤼크 멜랑숑 대표가 7일(현지시간) 총선 2차 투표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승리를 자축하며 양팔을 번쩍 치켜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프랑스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총선 결과 NFP는 전체 하원 의석 577석 중 182석을 차지해 1당에 올랐다.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이 168석을 얻어 2위, RN과 그 연대 세력은 143석으로 3위에 머물렀다. RN과 연대하지 않은 우파 공화당이 45석, 기타 우파 15석, 기타 좌파 13석, 기타 중도 정당 6석, 지역주의 세력 4석, 기타 정당 1석 등으로 최종 집계됐다.

지난달 30일 1차 투표 결과를 토대로 극우 정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으나 2차 투표에서 판세가 완전히 뒤집혔다. 1차 투표 결과 RN과 그 연대 세력이 33.2%를 득표해 1위에 올랐고, NFP는 28%, 범여권 앙상블은 20% 득표에 그쳤다. 2차 투표 결과가 예상과 달리 나온 데엔 NFP와 범여권이 RN 후보의 당선 저지를 위해 대대적인 후보 단일화를 이룬 결과다.

NFP는 극좌 성향의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사회당 공산당 녹색당 등 좌파 4개 정당이 뭉친 좌파 연합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조기 총선 실시를 선언하자 RN의 총선 승리를 저지하기 위해 동맹을 맺었다. NFP는 마크롱 대통령이 펼친 중도 우파 성향의 개혁 정책들을 폐지하고 ‘복지 국가’로의 회귀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LFI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대통령은 NFP에 국가 운영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물러나야 한다”며 “좌파 연합은 집권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정부 운영에 나설 뜻을 밝혔다.

총선 내내 지지율 1위를 달리다 3위로 추락한 RN의 마린 르펜 의원은 “마크롱 대통령과 극좌의 부자연스러운 동맹이 아니었다면 RN이 절대 과반이었을 것”이라며 “승리는 늦춰졌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의회 권력을 장악하는 데 실패했지만 프랑스 정치권에서는 극우 정당이 총선을 계기로 주류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치 통치를 받은 아픈 역사를 안고 있는 프랑스인들은 극우의 부상을 극도로 경계해 왔다. 하지만 르펜 의원이 2011년 부친 장마리 르펜에 이어 당 대표에 오른 뒤 ‘탈 악마화’ 전략을 펴면서 급진적 이미지를 상당 부분 완화했다. 르펜 의원은 2027년 대선에선 반드시 권력을 잡겠다고 벼르고 있다.

총선 결과로 프랑스에는 어느 진영도 과반인 289석을 차지하지 못한 ‘헝 의회’가 출연하게 됐다. 헝 의회란 의원내각제 정부 체제에서 의회 내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어 불안하게 매달려 있는 상태의 의회를 뜻한다. 특히 총리 인선 절차는 안갯속이다. 총리는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하원에서 총리를 비롯한 내각 불신임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집권 여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통령이 마음대로 자기 사람을 총리로 임명할 수가 없다. 마크롱은 LFI에 정부 운영을 맡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 총리 임명 과정에서 갈등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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