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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포위한 중국, 수도 타이베이 코앞 수차례 미사일 발사

중국군 ‘통일작전 리허설’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2-08-04 20:18:1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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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협 중간선’ 너머 장거리 포격
- 가오슝 20㎞ 거리 등서 훈련
- 대만 “中 구역 6→ 7곳 확대”

- 美 ‘펠로시 후폭풍’ 차단 노력
- 바이든, 안보팀과 대응 논의
- G7은 中 군사훈련 비난 성명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떠났지만 대만 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최고조에 달한다. 중국은 4일 대만 주변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을 본격화하는 등 고강도 대응에 나섰다.

중국이 “대만 해역에서 여러 발의 미사일을 쏘았다”고 밝힌 4일 관영 CCTV가 발사체 발사 장면을 내보내고 있다. 중국은 지난 2, 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대응으로 이날부터 7일까지 역대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대만을 포위한 형태로 실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中 ‘대만 봉쇄’ 군사훈련


중국 인민해방군은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로 설정한 6개 구역의 해·공(海·空)역에서 4일 낮 12시(한국시간 오후 1시)부터 7일 낮 12시까지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사격을 실시한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4일 “대만 동부 외해의 예정 해역에 여러 형태의 재래식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도 이날 오후 1시56분 중국군이 대만 수도 타이베이와 남부 항구도시 가오슝 앞바다에 여러 발의 둥펑(DF) 계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미사일을 쐈다고 주장한 지점이 ‘동부 해역’이라는 점에서 중국군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가로질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한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공격 목적에 관해 “정밀 타격과 지역 거부(적의 접근 및 육해공 점령 차단) 능력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을 염두에 두고 고강도 군사훈련을 했다는 뜻이다. 동부전구는 이날 오후 1시께 ‘대만 해협 중간선’ 너머를 겨냥한 장거리 실탄 사격 훈련도 했다고 덧붙였다. 훈련 장소·기간과 관련, 대만 측은 “중국이 대만 동부 해역을 훈련구역으로 기습 추가해 군사훈련 구간은 모두 7곳으로 늘었고, 기간도 8일 오전 10시로 하루 더 연장됐다”고 밝혔다.

훈련 기간 해당 해·공역에 선박과 항공기 진입은 금지된다. 이날 타이베이 공항을 오가는 항공 40편이 취소됐다.

이번 훈련이 대만을 전면 포위하는 형세인 데다, 특히 예고된 서남부 훈련 구역 끝자락은 대만 가오슝 해안으로부터 20㎞ 넘지 않는 곳으로 추정돼 국제법상 대만 영해(12해리, 22.224㎞)에서 중국군이 훈련하는 셈이 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4일 “이번 훈련에서 중국군 재래식 미사일이 처음 대만 상공을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군이 대만 12해리 이내로 진입함으로써 소위 대만해협 중간선은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차 대만 해협 위기 때인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화인민공화국과 대만 간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일방 선언한 경계선이다.

잇단 군사 위협을 통해 중국은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이고, 대만의 주권이 중국에 있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이번 훈련은 대만 무력통일 시나리오 중 하나인 ‘대만 봉쇄’를 테스트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기륭항 가오슝항 화롄항 등 대만의 중요 항구와 항행로를 둘러싸면서 대만 해·공역에 대한 사실상 봉쇄 구도를 형성하는 게 훈련의 핵심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글로벌타임스도 이번 훈련을 “통일 작전 리허설”로 규정하며 “중국군이 대만을 완전히 봉쇄하면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절대적 통제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대만은 강력히 반발했다. 대만 국방부 쑨리팡 대변인은 “중국군 훈련은 대만의 주권 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이라며 “지정된 해역은 대만의 영해까지 미치거나 그것에 매우 가깝다”고 비판했다.

■미, 위기관리 나서나

중국의 무력시위에 대만군과 미군이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전면 대응한다면 미중 간 ‘4차 대만 해협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 1차 위기는 1954~1955년 중국이 “대만 해방”을 목표로 대만 점유의 진먼섬과 마쭈섬을 포격한 것에서 시작됐고, 2차 위기는 1958년 중국이 같은 곳을 재차 공격하면서 고조됐다. 3차 위기는 1995년 리덩후이 당시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이 가져와 이듬해까지 이어졌다. 펠로시 의장의 이번 방문이 4차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 백악관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의사를 존중한다”면서도 ‘펠로시 후폭풍’을 견제하며 위기관리에 나서는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로 격리 중임에도 3일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열고 후속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의 오랜 정책(‘하나의 중국’ 인정)과 일치하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위기로 전환할 이유가 없다. 미국은 위기를 추구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고 일축했다.

대만 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세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구실로 대만 해협에서 공격적 군사 활동을 벌이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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