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조만간 미국 주도로 마련된 대북 추가 제재안을 표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채택을 저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가 25일 동해상에서 실시한 한미연합 지대지 미사일 실사격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USFK 제공

25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안보리에서 수일 내로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에 대해 표결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결의안은 북한의 정제유 수입량을 50만 배럴에서 37만5000배럴로 줄이고, 국제사회의 광물연료와 시계 수출에도 제재를 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AFP가 전했다.

새 결의안에는 애연가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듯 북한에 담뱃잎과 담배 제품을 수출하지 못하게 막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해킹단체 라자루스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이들의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도 들어갔다.

이번 제재안 표결 방침은 북한이 지난 25일 ICBM을 비롯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바로 다음 날 공개됐다. 북한의 무력 시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던 날(현지시간은 23일 밤) 이뤄졌다.

이번 결의안 표결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의 안보리 의장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주도로 이뤄지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은 5월 안보리 의장국이다.

다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외신을 통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미 정부 관리는 구체적인 언급을 거부하면서 “이것(북한의 ICBM 발사)은 우리에게, 그리고 동맹인 일본과 한국에 엄청난 중요성을 가진 이슈이기 때문에 이번 결의안이 강력한 지지를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결의안을 채택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하고 5개 상임이사국 중 한 나라도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월 2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이후 북한의 원유 수입량을 기존 400만 배럴에서 300만 배럴로 감축하는 내용 등을 담은 새 결의안을 마련해 안보리 이사국들과 논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