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반 현장투표서 우세했지만
- 우편 뒤늦게 개표되면서 반전
- 판세 뒤집히며 바이든이 앞서
- 공화 텃밭 애리조나까지 차지

이번 11·3 미국 대선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전 세계의 관심을 사고 있다. 개표 초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선전하면서 유리하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밤사이 우편투표가 집계되면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이자 ‘알몸 카우보이’로 알려진 로버트 벅이 4일(현지시간) 뉴욕시 맨해튼에서 “모든 표를 집계하라”를 외치는 시위대 사이에서 연주를 하며 맞서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집계하라’ 시위에 동참한 시민이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 초기인 3일(현지시간)밤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와 조지아(16명)에서 선전했다.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에서 4일 새벽까지 10% 이상 앞서 나갔고, 미시간과 위스콘신 등에서도 5~7%포인트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4일 새벽 5시를 넘으면서 판세가 바뀌었다. 위스콘신의 대도시인 밀워키의 표와 우편투표가 한꺼번에 개표되면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각 미시간주도 대도시인 디트로이트 부근의 표가 개표되면서 맹추격전이 벌였다.

바이든이 4일 새벽 뒷심을 발휘한 것은 러스트벨트 3개 주가 우편투표를 선거 당일 투표가 끝난 후에야 개표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우편투표 봉투를 뜯고 표를 세는 과정은 당일 현장 투표보다 개표에 시간이 더 걸린다. 현장 투표가 먼저 개표됐을 때는 트럼프가 우세했지만, 우편투표가 뒤늦게 개표되면서 바이든이 강세를 보인 것이다. 그동안 우편투표의 표심은 대체로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텃밭이던 애리조나주에서 밀리면서 개표 레이스에서 치명상을 입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밤중 친 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가 애리조나를 바이든 우세 지역으로 분류한데 대해 노발대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애리조나는 이번 대선에서 경합주로 꼽힌 6곳 중 하나다. 하지만 트럼프 캠프는 이곳을 ‘다 된 밥’으로 낙관한 게 결정적 패인이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밤을 새워 공화당 주지사 및 캠프 고문들에게 ‘분노의 전화’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