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 탱크가 27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군에 의해 폭파되고 있는 장면을 아제르바이잔 국방부가 제공했다. EPA. 연합뉴스.

옛 소련 구성국인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사이에 27일(현지시간) 무력 충돌이 일어났다.

양 국가의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해 민간인과 군인 포함 적어도 23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다고 알려졌다.

양측은 상대측에서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다.

아르메니아의 니콜 파쉬냔 총리는 “아제르바이잔의 권위주의 정권이 또 한번 아르메니아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했다”고 대국민 연설을 통해 밝혔다.

총리는 또 “우리는 남캅카스에서 전면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우리의 신성한 조국을 지킬 준비를 하라”고 전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우리의 명분은 정의롭고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며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이다”라고 대국민 TV 연설에서 밝혔다.

아제르바이잔은 이날 계엄령을 선포하는 한편 수도 바쿠를 포함한 대도시에 통행금지령을 시행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를 통치하는 아르차흐 공화국도 계엄령을 선포하고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총동원령을 내렸다.

현재 국제법상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분쟁지역이다.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유엔 회원국 중 아르메니아 외 단 한 곳도 국가로 승인하지 않은 미승인 국가다.

앞서 2017년 국민투표를 거쳐 터키어에서 유래한 ‘나고르노-카라바흐’라는 이름을 ‘아르차흐’로 변경했다.

양국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자 국제사회는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과 프랑스·독일은 ‘즉시 휴전’할 것을 요청했고 이란은 양측 대화를 중재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에게 적대행위를 중단하라고 전했다.

크렘린궁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는 대규모 충돌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아제르바이잔과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터키는 아제르바이잔에 ‘전폭적인 지원’을 예고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터키 국민은 언제나처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아제르바이잔의 형제들을 도울 것”이라고 트위터에서 입장을 표명했다. 하은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