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네타냐후 독재 규탄
- 中서도 “물가 비싸다” 집단항의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 따른 경제활동 중단으로 각지에서 분신과 시위가 속출, 사회불안과 소요 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미국동부 현지시간) 진단했다.

	이스라엘 시민이 텔아비브의 라빈 광장에서 지난 15일 스마트폰 불빛을 밝히는 방식으로 정부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2000명 넘는 인원이 마스크를 쓰고 2ｍ 거리를 유지한 채 “네타냐후 정부가 코로나19를 빌미로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며 항의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PA 연합뉴스

최근 인도 레바논 이라크에서는 이동·영업 제한과 집회 금지명령 등 당국의 강력한 방역 조처에도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주 인도 뭄바이에서는 일감을 잃고 오도 가도 못하는 이주 노동자 수만 명이 사회적 거리두기 명령을 어기고 모여 당국에 항의했다. 외출금지령이 내려진 레바논에서도 베이루트와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민생고에 분노한 주민 시위가 세 건 이상 벌어졌다. 이라크 남동부 나시리야와 바그다드 인근 사드르에서도 집회 금지명령을 깨고 소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레바논에서 한 택시기사가 영업제한 위반으로 단속된 뒤 분노로 택시에 불을 놓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확산했으며, 시리아 난민 가장이 가족 생계를 책임지지 못한 데 절망해 분신한 채 내달리는 모습도 인터넷에 퍼져나갔다. 튀니지에서도 한 남성이 분신 사망한 사건이 보고됐다. 세계노동기구(ILO)에 따르면 날품팔이로 연명하는 노동자가 세계에 20억 명이 넘는다. 이들에게 일을 중단하는 것은 굶주림을 뜻한다.

배경은 다소 다르지만,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봉쇄 조치에 반발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진 역량이 충분하며 경제를 재개방해야 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일부 주지사가 반대하자 봉쇄 장기화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커진다.

워싱턴주 올림피아에서는 민주당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가 50명 이상 모임 금지 명령을 내리자 19일(현지시간) 이에 반발하는 시위에 2500명가량 참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콜로라도주의 수도 덴버에서도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에 수백 명이 참가했다. 반(反) 봉쇄 시위는 텍사스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네소타 미시간 버지니아주 등에서도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시위에 나선 사람은 우리 미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는 같은 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코로나19 확산을 핑계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시위대는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둔 채 네타냐후 총리가 코로나19를 이유로 야당에 비상 내각 구성을 제안하고 자신의 부패 혐의에 대한 재판을 연기한 데는 장기집권 의도라고 주장했다.

중국 상황도 전해진다. 20일 인터넷 봉황망 등에 따르면 후베이성 잉청시 인민정부는 전날 잉청시 하이산샤오취에 사는 주민 청 모(45·여) 씨를 코로나19 방역 업무 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청 씨는 지난달 12일과 25일 두 차례 관리사무소가 공급하는 생필품 물가가 너무 높고, 제대로 거주지를 관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인 등 100여 명을 모아 집단 항의 집회를 연 혐의를 받는다.

이런 가운데 19일(현지시간) 미 존스홉킨스대 통계 등을 종합하면 이날까지 중남미 30여 개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총 10만2600여 명이 됐다. 중남미에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브라질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 집회와 반대 집회 등이 잇따랐다. 미국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같은 날 4만 명을 넘어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