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책임 통감 깊이 반성한다”
개각 두 달을 못 채우고 각료 2명이 사임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인선 책임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31일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부인이 선거 운동원을 사실상 매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일본 법상(법무부 장관에 해당)이 이날 오전 아베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의 부인 가와이 안리(河井案里) 참의원 의원(자민당)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전날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이 제기하자 바로 다음 날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가와이 안리 의원의 선거사무소는 올해 7월 참의원 선거 때 운동원으로 활동한 13명에게 일당으로 법정 상한액의 2배인 3만 엔(약 32만 원)을 지급한 의혹이 있다고 이 주간지는 30일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운동원 매수로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와이 법상은 보도된 의혹에 관해서는 전혀 모른다면서도 “확인 조사를 하는 사이 국민의 법무 행정에 대한 신뢰가 중단되고 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사직 이유를 설명했다.
가와이 법상은 자민당 총재를 겸하는 아베 총리의 ‘당 총재 외교특보’로 활동한 측근으로 지난달 11일 개각에서 처음 각료로 기용됐다.
그는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정상회담 때 “아주 화려한 정치쇼에 지나지 않는다”고 깎아내린 인물이다. 올해 1월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강연하며 “한국 전체에 ‘일본에 대해서는 무엇을 해도 다 용인된다’는 분위기가 판을 치고 있다” “한국은 중국, 북한 진영에 기울어있다”고 한국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이 확대되는 것을 막아달라고 설득하는 데 자신의 미국 인맥을 활용하는 등 역사 인식에서는 한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스가와라 잇슈(菅原一秀) 전 경제산업상이 최근 사임한 데 이어 가와이 법상까지 낙마하면서 아베 총리는 정치적으로 이전보다 수세에 몰리게 됐다. 아베 총리는 즉각 사과했다.
그는 가와이 법상의 사직서를 받은 후 총리관저에서 열린 약식 기자회견에서 “(가와이를) 임명한 것은 나다. 이런 결과가 돼 그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국민 여러분께 이제부터 깊게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가와라 전 경제산업상은 지역구 유권자에게 조위 금품 등을 줬다는 의혹을 슈칸분슌이 제기한 뒤 입각 한 달 반 만에 사임했다.
아베 총리는 후임 법상에 자민당 모리 마사코(森雅子) 참의원 의원을 지명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