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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경 부녀 사망 애도·분노…전세계가 ‘反이민 정책’ 성토

“더 나은 미래 꿈 꿨을 뿐인데…”, 아들·손녀 잃은 할머니 큰 슬픔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27 19:46:36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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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 “모든 이민자 위해 기도”
- 美 민주 대권주자도 비난 가세
- 트럼프 “당신들 탓” 책임 회피

아직 만 두 살도 안 된 어린 딸은 가족들의 머리를 직접 빗겨주는 걸 좋아했다. 춤추기와 봉제 인형을 좋아하는 쾌활한 아이였다. 아빠는 늘 부지런히 일하는 책임감 있는 가장이었다. 피자 가게에서 일하던 그는 자신의 오토바이를 팔고 주변에서 돈을 빌려 폭력과 가난에 찌든 고국 엘살바도르를 떠나려고 했다. 아들과 손녀의 최후를 담은 사진을 본 할머니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들은 단지 미국에 도착하고 싶을 뿐이었다. 아이에게 더 나은 미래를 주려고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을 뿐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로사 라미레스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산 마틴의 집에서 기자들과 대화하던 중 아들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와 손녀 발레리아 등 가족 사진을 보며 울먹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멕시코 국경 리오그란데강을 건너다 물살에 휩쓸려 숨진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25)와 23개월 딸 발레리아의 이야기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P·AFP·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전날 비극적인 사진으로 지구촌을 슬픔에 빠뜨린 이들 부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의 반(反)이민 정책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이날 AP 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레산드로 지소티 교황청 대변인은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께선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으려 리오그란데강을 건너다 익사한 아버지와 어린 딸의 모습을 막대한 슬픔으로 지켜봤다. 그들의 죽음에 깊이 슬퍼했으며 그들을 위해, 전쟁과 고통에서 달아나다 목숨을 잃은 모든 이민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진을 보고서도 이들이 폭력과 박해를 피해 더 나은 삶을 위해 위험하고 때때로 실패하는 여정에 나선 인간들이란 사실을 어떻게 이해하지 못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공화당 소속인 론 존슨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공청회를 개최하면서 “미국 국경에서 이것과 비슷한 다른 사진이 나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의회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두 부녀의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우리에게 올바른 법이 있었다면 그들(이민자들)은 (미국에) 오려고 하지도, 시도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입법에 협조하지 않아 죽음을 예방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권 주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앞다퉈 비판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끔찍하다. 갈수록 망명을 어렵게 하고 가족을 서로 격리하려는 트럼프의 정책은 잔혹하고 비인간적이며 이번 같은 비극을 초래한다. 우리는 죽음을 멈추고 우리 이민체계에 인간성을 되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헨리에타 포어 총재는 “그 사진은 미국에 가려고 노력하는 이민자들이 직면한 위험을 극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체포된 이민자 아동 중 일부는 “형편없는” 시설에 수용돼 있다면서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싸워온 유구한 역사를 지닌 부국”인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를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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