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폼페이오는 가운데서 ‘줄타기’
- 파워게임에 대북노선 균열조짐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내 파열음과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이달 들어 두 차례 이뤄진 북한의 발사를 어떻게 규정하느냐는 문제가 직접적 도화선이 됐다.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연이어 ‘뒤집기’에 나선 상황에서 이번에는 국방부 수장인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이 가세, 내부 전선이 더 복잡해졌다.

대북 협상의 총괄역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보좌관 사이에 ‘파워 게임’ 양상도 빚어지는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대북 노선에 대한 행정부 내 균열 재연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톱다운 대화’ 불씨를 살리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 간 인식의 간극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내부 난맥상의 표면화로 인해 향후 북미 간 긴장국면 타개를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방문 중인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은 29일(현지시간)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확실히 말하겠다. 이들은 단거리 미사일이었다.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발사가 유엔 결의 위반이 아니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앞서 볼턴 보좌관이 지난 25일 북한의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고 규정,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인 26일 트윗과 27일 미일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 발언을 통해 이를 잇달아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국빈 방문 중 동맹 및 핵심 참모와의 ‘간극 노출’을 감수하고 이처럼 미사일 발사 의미를 축소하며 내부 단속에 나선 와중에 섀너핸 장관 대행이 다시 한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반기’를 드는 모양새가 연출된 것이다.

한편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하고 있다는 보도를 ‘가십’이라고 치부하며 불화설을 일축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 모든 가십 칼럼 보도에 대한 나의 견해는 중앙아시아의 속담으로 요약된다”며 ‘개가 짖어도 행렬은 계속 간다’는 말을 인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