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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정치 궁지 몰린 아베, '韓때리기' 로 비판여론 무마?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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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04-14 1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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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이 일본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지면서 배경이 주목된다.

일본 언론들은 한일 간 공조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한국 정부를 탓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국내 정치의 잇따른 실책으로 인한 비판여론을 ‘한국 때리기’로 덮으려는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 10일 총리공관에서 기자들에게 사쿠라다 요시타카(櫻田義孝) 올림픽 담당상의 사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日 언론, ‘대북 온도차’ 부각…“‘한미일’보다 ‘미일’ 의사소통 기대”

14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6월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한일 정상 간 개별 회담을 추진하지 않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북한 문제에서의 입장차와 과거사 문제로 인한 갈등으로 인해 한일간 공통 이익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보도는 우리 정부의 조현 외교부 1차관이 지난 12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G20 정상회의 기간 한일 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기로 한 배경에 대해 “북한 문제에 대해 한미일이 스크럼을 짜야 한다(연대해야 한다)는 의식이 일본 정부 내에서 얕아졌다. 아베 총리가 합의 형성이 어려운 한미일 3국간 대화보다 미일 2국간 의사소통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기로 한 배경과 관련해 대북 공조 균열이 있다는 분석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아베 정권과 문재인 정부 사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입장차가 있었던 것이 하루 이틀 사이의 일이 아닌 데다, 일본 정부로서는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납치 문제 진전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 장차관급 망언·WTO 역전패 후 비판 여론 탈출 ‘노림수’

이보다는 아베 정권이 그동안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활용해 온 ‘한국 때리기’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아베 총리의 방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고위 관료들의 잇따른 망언과 한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과 관련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의 역전패 등으로 국내 여론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오는 21일 열리는 오사카(大阪)와 오키나와(沖繩) 보궐 선거에서도 패배가 예상돼 국내 정치에서 궁지에 몰려 있다.

아베 정권은 한동안 잠잠했던 ‘손타쿠(忖度·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알아서 행동함) 파문’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며 곤경에 처해 있다.

쓰카다 이치로(塚田一郞) 국토교통 부대신(副大臣)이 스스로 아베 총리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의 지역구 도로사업과 관련해 ‘손타쿠’를 했다고 자랑했다가 지난 4일 경질됐고, 이는 지난 7일 후쿠오카(福岡)현 지사 선거에서 아소 부총리가 지원한 자민당 후보의 패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쓰카다 부대신의 경질로부터 불과 엿새 후인 지난 10일에는 사쿠라다 요시타카(櫻田義孝) 올림픽 담당상이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역의 복구(부흥)보다 정치인이 더 중요하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가 경질되기도 했다.

1주일새 2명의 장차관급 고위 관료가 낙마하며 여당과 자민당 내에서 위기론이 비등하자 한국 때리기로 부정적인 여론에서 탈출하려 했다는 의심이 짙다.

◇ 뜻밖의 WTO 패소 후 책임론 ‘비등’…보궐선거 ‘전패’ 예상 궁지

한일 정상회담 관련 보도가 나온 시점이 후쿠시마 주변산 농산물 관련 WTO의 판정이 나온 직후라는 점에서 자국에 불리한 이 판정이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아베 총리의 방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높다.

아베 정권은 WTO 상소기구가 지난 12일(한국과 일본 시간) 한국의 후쿠시마(福島) 주변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와 관련해 한국의 손을 들어준 뒤 자국 내에서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승리가 예상됐던 판정에서 예상외의 패배를 당하자 아베 정권의 책임론이 들끓고 있다. 아베 정권이 잘못된 계산으로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의 부흥을 가로막는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오는 21일 치러지는 오사카와 오키나와 보궐선거에서 여당 자민당의 참패가 예상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아베 정권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는 올해 여름 열리는 참의원 선거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중요한 선거지만, 교도통신이 12~13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오사카유신(오사카)과 범야권(오키나와)의 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결과가 나와 자민당이 2곳의 보궐선거에서 모두 패할 가능성이 크다.

아베 정권은 그동안 국내 정치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한국과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부각하며 내각 지지율 상승을 꾀해왔다.

올해 초에는 ‘통계 부정’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 한일간 ‘초계기 저공비행-레이더 갈등’을 부각해 전통적인 지지 세력인 보수층를 결집시키며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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