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나자마자 또다시 수도 베이징에 스모그가 덮쳐 시민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중국 지도부가 양회 기간 미세 먼지 등 생태 환경에 성과를 거뒀다고 자랑했던 것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19일 베이징 환경 보호 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현지시간) 베이징의 대부분 지역은 4급 중급 오염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공기 오염 지수는 총 6단계로 공기 질 지수(AQI)가 100을 넘으면 4단계 중급 오염으로 분류된다. 베이징 시내인 궈마오 지역은 이날 AQI가 200을 넘어 대낮에도 뿌연 하늘이 연출되면서 햇빛마저 잘 보이질 않을 정도였다. 초미세먼지(PM-2.5) 또한 150㎍/㎥를 초과해 거리를 지나는 행인들 또한 목이 따가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18, 19일 베이징의 남쪽인 산둥(山東)성과 베이징을 포함한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 지역에서도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오는 26~31일 베이징에 또 한 차례의 중대한 스모그가 발생하고 미세먼지 오염 또한 심각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을 엄습한 스모그는 바람을 타고 이웃 한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지난해 전국 338개 도시 가운데 121개 도시의 공기 질이 기준치에 도달해 작년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선전했다. 중국 도시의 지난해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39㎍/㎥로 전년 대비 9.3% 감소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생태환경부는 “지난해 전국 생태환경보호에 대한 연간 목표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언급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18일 ‘한국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세 먼지의 출처를 찾으려고 준비하고 있다’면서 “기어코 중국에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가”라며 비난한 바 있다.

이어 환구시보는 ‘한국과 NASA의 미세먼지 원인 공동조사는 처음이 아니다’면서 ‘한국이 계속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중국을 의심하고 있지만, 당시 조사에서는 오히려 한국 국내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 2016년 서울에서의 측정 결과 미세먼지는 국내와 국외 요인이 각각 52%, 48%였으며 이 중 중국 요인은 예상보다 낮은 34%였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