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북 제재 더 강화할 생각 없다”
- 트럼프, 북미관계 악화일로 경계
- 북한 측 회담 평가·어조에 따라
- 후속 협상 속도·여부 가늠될 듯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27, 28일)이 결국 합의문 없이 끝나면서 북한과 미국의 추가 회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오후 2시15분(이하 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속 회담 일정을 기자가 묻자 “알 수 없다. 오래 걸릴 수도 있고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면서 “오늘 재개할 수도 있지만,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만족하지 않을 협상일 것”이라는 말로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일단 기본적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취지로는 풀이된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북한과의 핵 담판이 결렬됐지만, 앞으로 몇 주 이내에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와 같은 언급은 북미가 이번 협상에서 최소한 ‘끝’을 선언하지는 않았고 이번 회담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북미 양측이 숙고를 거쳐 조만간 다시 마주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나온 대북 제재 강화 가능성에 대해 “현재 제재가 강력하다. 더 강화할 생각은 없다”면서 이번 합의문 도출 실패가 북한과의 관계 악화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북미가 협상테이블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다시 앉을 수 있을까 하는 게 관건이다. 사실상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두 정상의 현재 입장에 대해서는 충분한 교환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북미 양측의 전략 변화에 따라 후속 협상이 이른 시일 안에 열릴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협의 채널이나, 이번 정상회담 이전 ‘의제’ 관련 실무협상에 나섰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간의 협의 채널이 가동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회담에 대한 북한 측의 평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 측이 발표하는 ‘어조’에 따라 북미가 후속 협상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아니면 한동안 교착 상태가 지속하면 분위기가 경색될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중재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구원투수’로 나선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동이 조만간 모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