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근원적 해법 못 찾을 것”

미국과 중국이 7, 8일 이틀간 베이징에서 세계 패권을 둘러싸고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무역협상을 벌인다고 중국 상무부가 밝혔다. 무역 불균형과 불공정 통상 관행에 대한 미국의 불만을 해소한다는 명목이지만 글로벌 패권전쟁이라는 시선도 많다.

이번 회담은 양국이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을 시한부로 중단한 뒤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는 자리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1일 정상회담에서 90일간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한인 오는 3월 1일까지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추가관세로 무역 전쟁을 재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이번 협상은 접점 없이 교착상태로 빠져든 무역 전쟁을 끝낼 돌파구를 마련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협상의 의제가 비관세장벽, 지식재산권, 농산물과 공산품 교역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백악관이 지난달 정상회담 후 합의 사안으로 제시한 중국 수입확대에 따른 무역 불균형 해소, 강제적 기술이전과 지식재산권 침해 등 불공정 관행 철폐 등을 모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측에서는 이번 협상을 위해 부문별 차관급 실무 책임자가 대거 출동한다. 중국 상무부는 협상 의제를 명시하지 않은 채 정상회담 때 이룬 공동 인식 실천을 위해 건설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 뒤 중국은 합의를 실천한다며 여러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투자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강제적 기술이전을 금지하는 외국인투자법 초안을 마련하고, 특허 침해 배상을 강화하는 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자신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협상에 깊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중국과 합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미국의 불만과 양국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합의의 촉매가 될지는 미지수다. 무역 전쟁이 단순히 무역 수지나 통상 악습에 국한된 것이 아닌 중국 경제 발전에 대한 미국의 우려 때문에 촉발됐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에서 근본적 갈등이 해소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