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미쓰비시머티리얼이 기금을 설립해 중국의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화해금’을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기업들의 대응을 사실상 조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과 중국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차이가 드러난다.

교도통신은 5일 베이징발 기사를 통해 미쓰비시머티리얼이 중일평화우호조약체결 40주년을 맞아 연내에 중국의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화해금을 지급할 기금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중국인 피해자들이 중국 법원에 제기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2016년 피해자 3765명에게 1인당 10만 위안(약 1635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화해 합의를 한 바 있다.

‘역사인권평화기금’이라는 이름의 이 기금은 수백 명 단위로 화해금을 지급할 계획이며, 중국과 일본이 합동으로 기금을 발족시키는 형태가 될 것이다. 미쓰비시 측은 기금 설립 시 기념비 건립 비용 1억 엔(약 10억1000만 원)과 조사 비용 2억 엔(약 20억2000만 원)을 피해자에게 지급할 돈과 함께 출연한다.

미쓰비시의 기금 설립은 지난달 30일 한국 대법원의 판결 이후 일본 정부와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 측이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징용 피해자의 개인 청구권은 소멸했다’고 주장하며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찾으라고 촉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한국의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판결이 나온 뒤 한국 피해자들과 소송 중인 일본 기업을 만나 ‘배상을 거부하라’는 지침을 내리며 강경 대응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