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열차 사고 현장. EPA=연합뉴스

대만에서 21일 오후 여객 열차가 탈선해 22명이 숨지고 171명이 부상을 당하는 최악의 철도 사고가 발생했다.

대만 중앙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교통부 철로국은 기자회견에서 대만 북동부 이란현에서 21일 오후 4시 50분께(현지시간) 열차가 탈선한 뒤 일부 객차가 전복되면서 193명의 사상자가 생겼다고 발표했다.

사상자는 미국인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만인이다.

이번 사상자 수는 지난 1981년 3월 철도 사고에서 30명이 죽고 130명이 다친 이래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는 120명의 군인과 10여대 구급차가 동원돼 사고 현장을 수습했다.

현재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면 10명이 있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대만 철로국은 사고 열차의 기관사가 5년 경력을 갖고 있으며 문제의 열차가 동력이 부족하다는 보고를 한 뒤 계속 운행하다가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속 여부와 자세한 사고 원인 등은 블랙박스 조사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

대만 매체들은 기관사 증언을 토대로 선로에 정체불명의 물건이 있는 상황에서 열차가 지나가는 바람에 탈선이 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열차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역에서 출발할 때부터 불안했고 사고에 앞서 두 차례 열차에 제동이 걸려 공급 전력에 이상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는 등 주장이 엇갈리기도 했다.

해당 열차는 대만 철로국이 2012년 일본에서 도입해 운영한 것이다. 이번 사고는 2012년 도입 이래 처음이다.

휴일인 이날 열차에는 366명의 승객이 탑승해 거의 만석이었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