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기지 이전으로 중앙 정부와 대립 중인 일본 오키나와의 지사 선거 결과 야권 후보가 여권 후보에 승리했다. 이는 향후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의 정국 운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야권의 지원을 받은 다마키 데니 후보가 승리했다.AP=연합뉴스

NHK와 교도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실시된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 투개표 결과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일본공산당 사민당 등의 지원을 받은 다마키 데니(58)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상대 진영에서는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의 추천을 받은 사키마 아쓰시 전 기노완 시장이 출마했다.

다마키 후보는 지난 8월 사망한 오나가 다케시 전 오키나와현 지사의 유지를 받들어 미군 기지를 나고시 헤노코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선거에서도 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앞서 일본정부는 기노완시에 위치한 후텐마 비행장을 히노코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오키나와 시민들과 오나가 전 지사는 비행장을 아예 오키나와 밖으로 옮길 것을 강하게 주장해 아베 정권과 날을 세웠다.

아쓰시 전 기노완 시장은 지역 발전을 강조하되 기지 이전 이슈는 피하는 전략을 썼지만 통하지 않았다. 아베 정권의 주요 인물들과 자민당 간부들이 대대적인 지원 유세를 했지만 소용 없었다.

다마키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기지 이전 문제를 둘러싼 중앙 정부와 오키나와 지방 정부 사이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교도통신은 이번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는 아베 총리에게 뼈아픈 결과라고 지적했다. 통일 지방선거와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열린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는 이시바 시게로 전 자민당 간사장의 선전을 허용해 구심점을 잃게 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통신은 개헌 논의 등 정권 운영에도 이번 결과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