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 흔들리자 수만명 거리로 대피
- 도심 고층 건물 상당수 무너져
- 매몰자 많아 희생 더 늘어날 듯
- ‘불의고리’ 지역 뉴질랜드도 지진

멕시코에서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에 이어 19일 또다시 강진이 발생해 최소 220명 이상 사망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19일 오후 1시 15분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남동쪽으로 123㎞ 떨어진 푸에블라주 라보소 인근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51㎞다.

불과 12일 전 일어난 지진 피해를 채 수습하기도 전 또다시 일어난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최소 22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멕시코시티에서 초등학교 건물이 무너져 학생 21명을 포함해 최소 25명이 숨졌다. 한인 피해도 발생했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날 강진 여파로 멕시코시티의 한인 소유 5층 건물이 무너져 이 건물에 사무실을 둔 40대 한인 남성 1명이 숨졌다.

정부 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고층 건물이 상당수 붕괴됐다는 점에서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구엘 앙헬 만세라 멕시코시티 시장은 멕시코시티에서만 건물 44채가 붕괴했으며 건물 잔해에서 50~6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98명이다.

12일 전의 지진 피해 기억이 가시기도 전 다시 지진이 발생하면서 멕시코 전역은 공포에 휩싸였다. 공교롭게 1만여 명이 사망한 1985년 멕시코 대지진이 발생한 지 32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강진으로 땅이 흔들리자 수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대혼란을 빚었으며 무너진 건물 잔해에 도로가 갈라지면서 극심한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도심 곳곳에선 건물이 흔적만 남긴 채 사라졌으며 지진 여파로 가스 배관이 파손되고 곳곳에선 화재가 발생해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일부 지역에선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건물 붕괴 직전 뛰쳐나왔다는 탈리아 에르난데스(28)는 탈출 과정에서 발이 부러지고 발바닥에 유리가 박혔지만 “살아나왔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26세 한 여성은 택시를 타고 가던 중 눈앞에서 건물이 먼지만 남긴 채 붕괴되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멕시코 지진에 이어 뉴질랜드 중부지역에서 20일 오후 강진이 발생했다. 다수 주민이 진동에 놀랐으나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뉴질랜드 지질활동 관측기구 지오넷은 이날 오후 남섬 세던에서 북동쪽으로 30km 떨어진 쿡 해협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원의 깊이는 17㎞로 측정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진 규모를 6.1로 발표했다. 멕시코와 뉴질랜드는 일본, 인도네시아 등과 마찬가지로 지진·화산 활동이 계속되는 환태평양 ‘불의 고리’에 속한다. ‘불의 고리’에선 전 세계 지진의 80~90%가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