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이하 현지시간) 향년 87세로 작고한 독일 '통일 총리' 헬무트 콜의 장례식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1일 엄수됐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소재 유럽의회에서 지난달 16일 작고한 독일 '통일총리' 헬무트 콜의 장례식이 유럽연합장으로 엄수되고 있다. 장례식에 참석한 각국 조문 대표들, 왼쪽 세 번째부터 미망인 마이케 콜-리히터 여사,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말루 드라이어 독일 상원의장, 엘케 뷔덴벤더와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부부. EPA 연합뉴스

일종의 유럽연합장으로 치러진 행사에는 독일과 유럽 주요 정치인과 그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에 함께했던 전 세계 유명 파트너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명예유럽시민 콜의 역대 첫 '유럽연합장' 아이디어를 낸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은 상주 격으로 조문객들을 맞았다.

독일과 특수관계인 이스라엘에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부인과 함께 자리했고 EU를 떠나는 영국은 테리사 메이 현 총리와 존 메이저 전 총리가 나란히 추도행렬에 동참했다. 프랑스 역시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조문명단에 같이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에서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조문 대표로 왔다. 한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각별한 당부를 받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문 사절로 나서 고인의 넋을 기렸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추도사에서 "콜 총리가 없었다면 나를 포함해 1990년 전까지 베를린 장벽의 뒤편에서 살았던 수백만 명의 삶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을 것"이라며 고인의 통일 업적을 기렸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유럽에서 21세기는 그의 손목시계에서 시작됐다"며 "콜 전 총리는 우리에게 우리 자신보다 더 큰 일을 하는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유럽의회에서 영결식을 마친 뒤 슈파이어대성당으로 옮겨진 콜의 관은 장례미사 후 초대총리 콘라트 아데나워의 이름을 딴 공원묘지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