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환 입찰에서 가격을 담합하고 낙찰을 나눠먹기한 외국계 은행 2곳이 경쟁당국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선물환 입찰에서 사전에 가격을 모의하고 절반씩 낙찰받기로 합의한 도이치은행과 BNP파리바은행에 시정명령과 함께 1억 76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 은행은 2011~2014년 총 45건의 선물환 구매입찰에서 담합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011년 국내기업 A사가 매달 실시하는 달러화 선물환 구매입찰에서 메신저·유선전화 등을 통해 서로 번갈아가며 낙찰을 받기로 모의했다.

　A기업은 당시 본사 지시에 따라 이들 2개 은행 중 한 곳과 선물환 거래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두 은행은 이를 악용, 세일즈마진을 달러당 최소 2원 이상 붙여 선물환 가격을 제시하기로 합의하고 2억2400만달러 규모의 거래를 나눠먹었다.

　그 결과 두 은행은 총 44회의 선물환 구매입찰에서 각각 22회씩 낙찰받았고 세일즈마진이 오른 탓에 A사는 더 높은 선물환 구매비용을 지급해야 했다. 담합 이전 비엔피파리바은행의 세일즈마진은 평균 0.9원 수준이었다.

　이들은 2011년 11월 B사가 진행한 661만유로 규모의 유로화 선물환 구매입찰에서도 사전에 BNP파리바은행을 낙찰사로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예정자인 BNP파리바은행보다 도이치은행이 더 높은 세일즈마진을 붙여 선물환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실행했다.

　이에 공정위는 BNP파리바은행에 1억500만원, 도이치은행에 7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해 외환스왑 시장에서의 담합을 처음 적발한데 이어, 이번에 선물환 시장에서 담합 행위를 제재함으로써, 외환파생상품 시장에서의 담합 행위가 억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