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새 대통령에 중도신당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39·사진)이 선출됐다. 그동안 프랑스 정치를 이끌어온 양대 축인 공화당과 사회당이 아니라, 불과 1년 전 창당해 국회에 의석이 하나도 없는 신당의 젊은 대표가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특히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는 세계화, 이주, 문화 다원주의, 유럽 통합을 반대하며 국수주의를 선동한 극우 포퓰리즘이 무산되는 결과를 낳아 분열 위기에 놓였던 유럽사회는 안도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프랑스 내무부의 잠정 집계 발표에 따르면 마크롱은 전날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유효투표의 66.06%를 얻어 마린 르펜(33.94%) 전 국민전선 당수를 32.12%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앞서 결선투표를 이틀 앞두고 집계된 다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24∼26%포인트 차 승리 전망을 뛰어넘는 압승이다.

비록 상당수 좌파 유권자가 르펜의 승리를 저지하기 위해 결선투표에서 마크롱에게 표를 던졌지만 마크롱의 예상 밖의 '압도적인' 승리는 이번 대선의 승자가 유럽과 단일통화 및 자유경제 수호자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결선투표의 유권자는 4700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등록 유권자 가운데 11.5%는 백지나 훼손된 표와 같은 무효표를 던졌고 25.38%는 기권했다. 이 같은 무효표는 역대 신기록이며 기권자의 비율 역시 가장 높은 수치에 가깝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은 7일 밤 수천 명의 지지자가 운집한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 모습을 드러내 "오늘 밤 프랑스가 승리했다"는 당선인사를 밝혔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당선이 확정된 뒤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마크롱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프랑스를 알지 못한 것이다. 앞으로 애정을 갖고 봉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두려움에 굴하지 않겠다, 분열에 굴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뒤 "프랑스인이 극단주의를 위해 다시 투표할 이유가 없도록 국정을 운영해나가겠다" 고 말했다. 이어 마크롱 당선인은 "당장 내일부터 진정한 다수, 강력한 다수를 구축해야 한다"며 국민 단합을 촉구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