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현지 경찰이 지난 13일 숨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 형 김정남 씨 피살에 신경작용제 VX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4일 말레이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탄 스리 칼리드 아부 바카르 경찰청장은 김정남 씨 암살에 화학 물질 유형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를 실시했으며, VX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바카르 경찰청장은 "숨진 김 씨의 눈과 얼굴에서 표본을 채취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김 씨는 피습 후 직원에 고통을 호소하고, 공항 의무실가지 스스로 걸어간 뒤 숨졌다.

VX는 피부나 눈을 통해 들어가면 강력한 독성을 발휘해 수분 안에 숨질 수도 있는 물질인데, 김 씨가 의무실로 걸어가는 동안 체내에 침투해 독성을 발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만약 VX가 사용된 것이 맞다면 이는 김정남 씨 피살 배후에 있는 것이 북한일 가능성을 높인다.

VX는 대부분 병원에서 해독제를 구비해놓을 만큼 위험한 독극물이며 화학무기금지협약에 따라 화학무기로 분류, 사용이 금지되는 물질이다.

그런데 북한은 해당 협약의 당사국이 아닌 만큼 해당 신경작용제로 김 씨를 습격했을 가능성은 높아진다.

한편 일본 언론은 이날 김정남 씨 시신에서 검출된 독극물은 살충제의 일종인 '메틸 파라티온'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