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에서 오스트리아 국민은 무소속 후보를 선택했다.

방송사 등 오스트리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1차 추정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 녹색당 당수 판 데어 벨런이 상대편 자유당 노르베르트 호퍼 후버를 꺾고 당선을 사실상 확정지은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추정 결과 판 데어 벨런은 53.6%의 지지를 기록해 호퍼 후보(46.4%)를 압도했다.

호퍼 후보 본인은 이 같은 결과에 "매우 슬프다"는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패배를 인정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오스트리아 국민들에게조차 이 같은 결과는 매우 의외의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대선 드라마가 막을 올릴 때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호퍼가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결선투표도 필요없다"는 정국마저 연출됐다.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분위기는 막판까지 이어졌는데, 판 데어 벨렌은 선거 직전까지 9번 치러진 여론조사에서 단 한 차례만 호퍼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막상 실제 치러진 선거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오자 현지 언론은 국민이 "극우 대통령 저지"에 뜻을 모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국민 가운데 판 데어 벨렌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 또한 많지만, 다수 국민이 극우 성향의 자유당 후보 당선은 막아야 한다는 '배거(排擧)'의 심리로 결집했다는 것이다.

만약 호퍼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다면 오스트리아는 2차 세계대전 이래 유럽서 첫 '극우 정당 대통령'을 뽑은 나라로 기록될 뻔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