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정글'로 불리는 칼레 난민촌 철거에 돌입한 24일(현지시간) 2000여 명의 난민이 칼레를 떠났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날 "1918명이 칼레를 떠나는 버스에 올랐으며 경찰의 엄호 아래 전국 80개 수용 시설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 난민촌은 중동이나 아프리카의 고향을 등지로 유럽행을 택한 난민 6000∼9000명을 수용했으나 상·하수도나 화장실 등 필수 생활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열악한 상황에 '정글'로 불려왔다.

이곳이 유럽 난민 위기의 상징이 됐고 열악한 처우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프랑스 정부는 인도주의적 명분을 내세워 철거와 분산 수용을 결정했다. 첫날인 이날 아프가니스탄, 수단 등 출신 난민들이 이곳을 떠나면서 "바이바이 정글!"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프랑스 당국은 철거 과정에서 경찰과 난민의 충돌을 우려했으나 작은 실랑이가 있었을 뿐 큰 소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난민들은 연령, 동반 가족 등의 처지에 따라 나뉘어 이동하고 있으며 이날 13세 미만 49명을 포함한 미성년 난민 400명은 칼레 내 선박 운송용 컨테이너로 임시로 옮겨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 1주일간 칼레를 떠난 미성년 난민을 200여 명을 수용했다고 앰버 러드 내무장관이 하원에서 밝혔다. 대부분 영국에 친척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이들이다. 그는 영국에 친척이나 가족이 있다고 주장하며 영국행을 원하는 미성년 난민이 800명가량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이 이미 이들을 면담했으며 향후 캠프 철거가 시작된 이날 이후 칼레에 도착한 이들은 영국 수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영국 일부 지방 정부는 이미 시리스 등지에서 온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며 칼레에서 온 미성년 난민을 책임지지 않겠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테레사 메이 총리의 선거구를 포함해 지역 정부 4개 중 1개꼴로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면서 영국 지역들이 이들 미성년 난민을 수용할 여력이 있는지 우려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