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요 행사땐 나타나 존재감 과시
- 6중전회 앞두고 대외활동 '눈길'

중국에서 최고 지도자급이라고 할 수 있는 상무위원을 지낸 원로들은 평소에는 거의 대외활동을 하지 않는다. 현직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가능하면 노출을 꺼린다.

후진타오

그러나 중국의 중요 정치행사를 앞두고서는 대외활동이 종종 포착된다. 이런 현상은 최고 지도자들이 현직에서 물러나고서도 여전히 정치세력으로서 존재하는 중국 특유의 '상왕' 정치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중앙군사위 주석이 중국 공산당 제18차 당 대회 이후 이전의 국가주석들보다 더 큰 권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이전의 후진타오·장쩌민 전 국가주석은 여전히 무시 못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시 주석의 정치적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쩡칭훙 전 중국 국가부주석은 물론 주룽지 전 총리의 영향력도 아직 상당하다. 이 외에 후진타오 주석 집권 시절의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했던 상무위원급인 원자바오 총리,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자칭린 정협 주석 등도 종종 정치적 행보를 하곤 한다.

이들은 중국의 차기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중요한 논의가 이뤄지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이하 6중전회)의 24일 개막을 앞두고 어김없이 대외활동을 해 눈길을 끌었다.

25일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에 따르면 그동안 은인자중하던 주룽지 전 총리는 지난 21일 칭화대학교 경제관리학원 고문 위촉을 수락하고 공개적인 활동을 개시했다. 자칭린 전 정협 주석은 지난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2016년 세계로봇대회에 참석했다. 자 전 정협주석 역시 그동안 대외활동을 삼가왔다. 우방궈 전 전인대 상무위원장도 지난 20일 중국국가박물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99세인 쑹핑 전 정치국 상무위원은 지난 14일 모교인 칭화대학교를 방문했다. 태자당 세력의 거두라고 할 수 있는 쩡칭훙은 지난 10일 공개적으로 쓰촨 성의 유명관광지 주자이거우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은 20일 '후진타오 문선'을 출간해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이 책은 후 전 주석을 "중국 공산당 16기, 17기 중앙위원회 총서기로서 '과학발전관'의 주요 창안자"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