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러리

- 납세기록은 왜 공개하지 않나
- 감세정책은 조작된 낙수효과
- 트럼프, 여성·인종차별주의자

# 트럼프

- 삭제된 이메일 공개부터 하라
- FTA 재협상 일자리 찾아올 것
- 힐러리, 대통령 외모·체력 안돼

미국 뉴욕 주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26일(현지시간) 열린 1차 대선 TV토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는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클린턴은 주로 포용이나 미래의 모습에 대해 화제를 집중하려 한 반면 트럼프는 강한 지도자로서의 인상을 주려고 시도했다. 특히 주요 쟁점을 놓고는 대립각을 세우며 충돌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26일(현지시간) 뉴욕 주 헴프스테드의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대선 1차 TV토론 도중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진행자인 NBC방송 앵커 레스터 홀트가 지켜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일자리 창출 방안 놓고 대립

클린턴은 '모두를 위한 경제'를 바탕으로 최저임금 인상, 남녀 균등임금 등을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는 무역협정 재협상을 통해 '도둑맞고 있는' 일자리를 찾아오겠다고 공언했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감세 정책을 겨냥해 "나는 그 정책을 '조작된 낙수효과'라고 부르겠다"며 "그것은 우리가 경제를 성장시키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공세를 폈다. 그러자 트럼프는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을 통해 "5조 달러(약 5500조 원) 정도의 돈을 우리나라(미국)로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다"고 맞섰다. 납세기록 비공개로 논란을 빚었던 트럼프는 "클린턴 장관이 삭제된 3만3000건의 이메일을 공개한다면 납세기록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법 정의' 대 '법과 질서'

기본적으로 클린턴은 '형사사법 (체계에서의) 정의'를 강조한 반면 트럼프는 공권력을 중시하는 '법과 질서'로 맞섰다. 클린턴은 "형사사법체계 속에 있는 체계적인 인종차별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흑인 사회가 그동안 학대받았고, 민주당과 정치인들이 표를 얻도록 하기 위해 이용당했다"는 논리로 대응했다.

트럼프는 총기규제 대신 검문검색 강화가 치안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흑인 사회를 지극히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일은 불행하다"고 지적하자, 트럼프는 클린턴이 유세에서 범죄에 빠지기 쉬운 흑인 청소년들의 환경을 '포식자'라고 말했다가 사과한 점을 언급하며 클린턴 역시 흑인 사회를 부정적으로 묘사했다고 역공을 펼쳤다.

■IS 격퇴, 핵비확산 등 격론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로 화제가 바뀌자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이 중동 지역에서 힘의 진공상태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IS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클린턴은 이라크 철군을 공화당 출신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정했다는 점을 들어 방어에 나섰다.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당신은 지속적으로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을 모욕했다"며 "그들(이슬람교도들)이 전선에 서 있고 우리에게 정보를 준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함께 일한다고 하지만 완전히 엉망인 상태"라고 맞받았다.

동맹관계를 중심축으로 사용하는 현재 미국의 안보정책에 대해 트럼프는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한국을 언급하며 "미국이 동맹국을 지키지만 동맹국들이 적절한 비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자 클린턴은 "우리의 가치가 갖는 힘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동맹관계라는 미국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 막바지에 트럼프가 클린턴에게 "대통령으로서의 외모나 스태미나가 없어 보인다"고 공격했고, 클린턴은 "여성을 개나 돼지로 불렀던 사람이 화제를 스태미나로 돌린다"고 맞섰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