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가 상황 어떻게 극복하는지
- 시청자가 판단하는 중요한 기회
- 판세 뒤집은 건 2000년 한 번뿐

26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대선 첫 TV토론이 과연 결과를 바꿀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가능성은 작다는 게 NBC방송의 예측이다. 최근 대선 레이스에서 TV토론이 결과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온 2000년 한 차례뿐이라는 것이다.

	미국 대선후보 TV토론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뉴욕 주 헴프스테드 소재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마지막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다. 2차 토론은 다음 달 9일 미주리에서, 3차 토론은 다음 달 19일 네바다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다. EPA 연합뉴스

2000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앨 고어가 선거인단 경쟁에서 뒤져 공화당 조지 W.부시에게 결국 패배했지만 일반 투표에서는 오히려 앞섰다. 고어는 TV토론 전 부시에게 45%대 42%로 여론조사가 뒤졌다. 하지만 토론을 거치며 결국 대선 일반투표에서 역전했다. TV토론의 중요성을 보여준 해로 기록되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TV토론은 전혀 중요하지 않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NBC방송은 "TV토론은 언론이 후보에게 압력을 가할 기회를 주며, 후보들이 많은 시청자가 지켜보는 긴장된 분위기를 어떻게 헤쳐가는지를 보여준다"며 "후보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부각하고 상대 후보에게 질문할 마지막 기회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결과를 바꾸지는 못한다는 게 NBC방송의 판단이다.

흔히 1980년 로널드 레이건과 지미 카터의 TV토론이 '게임 체인저'로 거론되곤 하지만 그 증거는 분명하지 않다. 갤럽 여론조사는 10월 28일 토론 직전 레이건을 앞섰던 카터가 10%포인트 이길 것이라고 했지만 그 결과는 바뀌었다. TV토론 효과라는 그럴듯한 설명이 나돌았다.

하지만 정치블로그 '더 몽키 케이지'는 레이건이 실제 6월부터 선거일까지 견고한 차이로 앞서 있었다는 상반된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인구에 회자되는 중요한 토론 장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1988년 조지 H.W.부시와 마이클 듀카키스 사이의 토론이 그렇다. 사형제를 반대한 듀카키스는 '당신의 아내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범인에게 사형을 집행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재빨리 사형제를 반대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좀 더 인간적 대답을 기대했던 유권자들은 이런 기계적 답변에 실망했다.

TV토론이 '게임 체인저'가 못 되는 것은 후보들이 토론회 무대에 서기 전 TV 신문 온라인 라디오 등을 통해 무한 노출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로서는 후보들에 대한 고정 이미지가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