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종자 정확히 집계안돼 발동동
- 마을 진입로 좁아 구조작업 애로
- 이재민 잠잘곳 없어 차에서 보내

이탈리아 중부 강진으로 매몰된 사람의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는 72시간 골든타임(한국시간 27일 오전 10시36분)을 앞두고 필사적인 수색·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아마트리체 체육관의 임시 숙소에서 식사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24일(현지시간) 새벽 3시36분께 라치오·레마르케·움브리아 주를 강타한 규모 6.2 강진에 따른 실종자 현황은 골든타임 만료가 다가오는 데도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25일 오후 현재 각 267명, 400여 명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생존자 발견 가능성이 점점 작아지고 있으나 소방관 구조대원 군인 주민 자원봉사자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발생 이후 무너진 건물 등 잔해에서 구조된 생존자는 215명이다. 이들은 이번 지진 발생지와 멀지 않은 아브루초주 라퀼라에서 2009년 지진이 일어났을 때 72시간이 지나 건물 잔해에서 생존자 1명이 구조됐던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 사망자 시신 수습이 아닌 생존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한 것이다.

그러나 마을 진입로가 워낙 좁고 구불구불해 중장비를 투입해 건물 잔해를 걷어내고 수색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진 우려도 커 구조작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본진 발생 후 현재까지 규모 4.0 이상의 여진만 12차례 발생했고 미진까지 포함하면 900차례를 넘는다.

이탈리아 문화부가 중세시대 성당 등 많은 문화유산의 피해 상황을 산정하고 있으며 지질 조사단이 피해 지역의 남은 건물 중에 거주 가능한 곳을 결정하는 피해 조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시간이 흐르면서 인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진이 잦은 곳이지만 내진 설계·시공을 의무화한 규정과 실행이 미흡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재민들은 사흘째 집 없이 밤을 보냈다. 구조 당국이 피해 마을에 임시로 설치한 천막 숙소에는 1200명가량 머물고 있으며 아마트리체 체육관에는 노인과 어린이 50명이 밤을 보내고 있다. 잘 곳이 없어 차에서 잠을 청하는 이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