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英 열받은 철로 휘어 열차 지연
- 美 연일 32도 넘는 더위에 신음

올여름 전 세계가 용광로로 변했다. 중동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50도를 넘나들며 절절 끓고 중국 남부에서는 최고 단계의 폭염 경보인 '고온 홍색경보'가 내려졌다.

중국은 지난 23일 상하이 낮 기온이 40도를 넘었고 저장성과 장쑤성 등 동남부 해안 지역에서 대서(大暑)인 22일부터 낮 최고 기온이 38∼40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밤까지 더위가 이어지면서 전력 사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가축과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다.

중동에서는 50도를 훌쩍 넘는 살인적인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는 지난 22일 최고기온이 53.9도까지 치솟아 올여름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바스라가 53도, 바그다드가 51도까지 올라가 임시 공휴일이 선포됐다. 이라크는 미국과의 전쟁, 장기간 내전으로 발전·송전 시설이 파괴돼 하루에 몇 시간만 전기가 공급되는 열악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강으로 뛰어들거나 집 안에 머물며 폭염을 견디고 있다. 역대 최고기온은 1913년 7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모하비 사막의 분지인 데스 밸리에서 기록된 56.7도다.

비가 자주 내리는 영국도 불볕더위를 비껴가지 못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남부 옥스퍼드셔 주는 지난 17일 올해 들어 영국에서 가장 더운 33.5도를 기록했다. 노스요크셔 주에서는 열을 받은 선로가 휘어졌고, 런던지역에서는 철로 온도가 50도에 육박하면서 철도 일부 노선에서 속도를 제한해 연착이 발생하거나 시간표가 변경됐다. 미국에서도 지난 22일까지 워싱턴 주를 제외한 48개 주에서 기온이 32도를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습도까지 높아 '유나이티드 스웨츠 오브 아메리카'(United Sweats of America)라는 말까지 나왔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21일 올해가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WMO에 따르면 지구 기온과 해양 온도는 지난 6월까지 14개월 연속 월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