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소 36명 사망 100여 명 부상
- 올 들어서 4번째…IS 소행 추정

터키 최대도시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28일(현지시간) 밤 10시께 3건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36명이 숨지고 1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벨기에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과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유사한 연쇄 자폭 테러로 32명이 숨진 사건 이후 3개월 만의 공항테러다.

■3개월 만의 대형 공항테러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이날 테러로 36명이 숨졌으며 사망자는 상당수가 터키인이지만 외국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NN-튀르크는 터미널 건물 안에서 2건, 주차장에서 1건의 자폭테러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테러범 3명이 택시로 공항에 와 총격을 벌인 뒤 자폭했고 초기 조사 결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타튀르크 공항의 터미널 입구에는 X-레이 검색대가 설치돼 있지만, 차량에 대한 보안 검색은 엄격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영상과 사진을 보면 강력한 폭발력을 보여주듯 천장 패널 수십 장이 바닥에 떨어져 있고 파편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최근 터키에서는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또는 IS의 소행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테러는 올해 들어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네 번째 대형 테러다. 테러범들은 이번에는 유럽 내 3위, 세계 11위 규모의 대형 공항인 아타튀르크 공항을 노렸다.

■건국 자축 IS 소행 관측

일각에서는 IS가 자칭 '건국 2주년'(6월 29일)을 앞두고 테러를 저질렀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IS는 지난해에도 자칭 건국 1주년을 앞둔 시점에 프랑스와 튀니지, 쿠웨이트에서 동시다발 테러를 저지르기도 했다. 지난해 6월 26일 프랑스에서는 IS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이제르도 생캉탱 팔라비에의 가스 공장에서 테러를 벌여 1명을 참수했다. 같은 날 튀니지의 지중해 연안 휴양지 수스의 호텔에서 IS가 배후를 자처한 총기 난사로 37명이 목숨을 잃었다. 쿠웨이트 수도의 주요 시아파 이슬람사원(모스크)에서는 당시 금요 예배 도중 자폭테러가 발생해 25명이 숨지고 202명이 다쳤다. IS는 2014년 이슬람 단식 성월인 라마단 첫날인 6월 29일 정교일치의 칼리파가 다스리는 국가를 수립했다고 선언했다.

■테러 규탄 목소리 고조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테러 위협에 맞서 싸우는 터키 정부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테러와 폭력적 극단주의와 싸우는 국제 사회의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과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도 '극악무도한 행위' '무고한 시민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하고 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인 터키를 굳건히 지지하며 테러 위협에 계속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중동과 유럽의 우방과 협력을 강화해 조국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는 IS의 참수나 화형 등 수법을 거론하며 "불에는 불로 맞서야 한다"며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했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