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별 통보하면 2년내 탈퇴해야
- FTA 협정 등 맺고 국경통제
- 캐나다 같은 모델 지향 가능성

- 문제는 연방국 독립운동 촉발
- 스코틀랜드·웨일스 등 목소리 커

유럽연합(EU) 탈퇴를 선택한 영국이 새여정에 첫발을 내디뎠다. 영국은 43년간 몸 담았던 EU를 떠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등의 분리로 이어져 영국이 미니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발표된 24일 새벽(현지시간) EU 잔류 지지 캠페인을 벌여온 영국 런던 시민들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왼쪽 사진) 반면 나이절 패라지(오른쪽 사진 가운데) 영국독립당 당수 등 탈퇴 지지자들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탈퇴 후 EU와 관계는

EU 리스본 조약 50조에는 탈퇴를 원하는 회원국은 EU 이사회에 탈퇴를 통보하고 이사회와 탈퇴 협정을 협상하도록 규정돼 있다. 통보한 날로부터 2년이 되면 협상 완료와 상관없이 자동 탈퇴한다. 영국과 EU가 맺을 새 협정으로 노르웨이 캐나다 스위스 모델이 거론된다.

노르웨이는 스위스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비EU 4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이다. EFTA가 EU와 유럽경제지역(EEA)을 맺음으로써 EU 단일시장에 대한 완전한 접근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노르웨이는 EU 규제를 따르고, 분담금도 내야 한다. 특히 노동자의 자유이동을 보장해야 한다. 영국민이 EU 탈퇴를 바랐던 핵심적인 요인들이라는 점에서 노르웨이 모델은 성사가 쉽지 않다.

스위스는 EEA에 가입하지 않고 스위스-EU 양자협정을 통해 EU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노르웨이와 마찬가지로 적지만 EU 분담금을 낸다. 무역과 자유이동에 관한 EU 일부 규제는 이행해야 한다. 다만 EU 법규를 적용해야 하는 일반적 의무는 지지 않는다. EU 탈퇴 진영을 이끈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우리가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은 캐나다 모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캐나다가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면서도 국경 통제를 유지하고 있어 좋은 모델이라고 했다. 그러나 캐나다와 EU는 4년에 걸친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 협상을 2014년 마친 뒤 현재 서명 준비 단계에 있다. 이에 따라 영국과 EU가 벌일 탈퇴 협상이 2년 내 끝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미니 국가로 전락하나

영국은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4개 지역으로 구성된 연방국이다. 웨일스(1535년)와 스코틀랜드(1707년)가 잉글랜드에 통합됐고 식민지였던 아일랜드에서 북부 얼스터 지방(1921년)이 남아 오늘의 영국이 완성됐다. 하지만 브렉시트는 영국에서 분리 움직임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307년간 독립을 열망해온 스코틀랜드는 이미 그 꿈을 펼치려 했다. 2014년 9월 독립 주민투표를 치렀다. 반대 55%, 찬성 45%로 부결됐지만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스코틀랜드인들은 독립을 향한 의지를 접지 않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영국 내에서 EU 회원국 지위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이다. 스코틀랜드의 독립이 현실화하면 북아일랜드나 웨일스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또 다른 독립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