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리 군이 발견한 고대 마야 도시 위성사진. 사진-연합뉴스

캐나다의 한 고교생이 별자리와 고대 마야 유적지를 비교한 결과 멕시코의 밀림 속 새로운 유적지를 찾아냈다.

캐나다 퀘벡 졸리엣의 '아카데미 앙트완-망소' 고등학교 10학년에 재학 중인 윌리엄 가두리 군은 고대 마야 달력에 관심을 가진 이후부터 이를 연구했다. 미국 CBS 등 주요언론은 11일(현지시간) 2012년부터 고대 마야 문명을 공부했던 가두리 군이 멕시코 유카탄 반도 위성사진을 통해 4600년 전의 마야 도시의 흔적을 찾아내기까지의 과정을 보도했다.

가두리 군은 마야의 도시들이 강 등 생활하기 편한 곳이 아닌 산 속에 건설된 이유에 의문을 가졌다. 그는 마야인들이 숭배했던 별자리와 상관관계를 가질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가두리 군은 "마야인들은 훌륭한 건축가였지만 강과 평야에서 멀어 실용적이지 않은 지역에 도시를 지었다"며 "그들은 또한 뛰어난 천문학자였기 때문에 나는 '고리'를 찾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가설을 검증할 기회는 2014년 찾아왔다.

학교 과학대회에서 수상해 캐나다 우주국(CSA) 주최 과학 컨퍼런스에 참가한 가두리는 CSA의 다니엘 드 리즐을 만나 자신의 의견을 얘기할 기회를 얻었다.

가두리에게 깊은 인상을 받은 드 리즐은 "그 소년이 미래 CSA국장이 되고 우리가 그 아래서 일해야 할 지 모른다"고 동료들을 설득해 가두리를 CSA의 점심에 초대했다.

가두리는 이 자리에서 마야의 도시가 별자리를 따라 건설됐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말했고,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한 CSA는 가두리에게 미 항공우주국(NA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제공했다.

이후 유카탄 반도의 대형 화재로 밀림 속을 더 상세히 볼 수 있는 2005년 위성 사진까지 인터넷을 통해 입수했다.

가두리 군의 가설은 사실로 다가왔다. 고대 마야 문명에서 전해진 4권의 책 가운데 하나인 '마드리드 코넥스'에서 찾아낸 22개의 별자리는 마야 도시의 위치와 정확히 일치했다.

총 142개의 별자리 가운데 117개는 현재 멕시코,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에 흩어진 마야 도시의 위치와 일치했다. 빛나는 별이 있는 자리에 대도시들이 있었다.

23번 째 별자리에서 의문에 처했다. 별은 3개인데 도시가 2개 뿐이었기 때문이다. 규칙대로라면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정글에 118번 째 도시가 있어야 했다.

그는 유카탄 반도의 위성사진을 좁혀가며 관찰한 끝에 드 리즐에게 정사각형의 형태가 포착됐다. 30여 개의 건물과 거리가 있었던 듯한 흔적도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 네모가 높이 86m에 달하는 피라미드 구조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만약 사실로 판정된다면 가두리 군이 발견한 이 도시는 고대 마야 문명의 5대 도시에 들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가두리는 "3년의 공부가 축적된 결과"라며 고고학자들의 발굴이 시작된다면 참여하기를 희망했다.

그는 18일 맥길대학에서 열리는 캐나다 과학대회에 초청받았고, 올 가을 브라질에서 열리는 국제고고학회의에서도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 텍사스 대학의 데이비드 스튜어트 박사는 사진 속의 형태는 '옥수수밭'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마야인은 별자리를 따라 도시를 설계하지 않았다"고 반론했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