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다 TTP 부정적…한국엔 호재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의 집권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공약은 극과 극이지만, 대외무역·외환정책은 버락 오바마 정부보다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할 조짐이다. 당장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두 주자 모두 부정적이다.

클린턴은 TPP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반대입장을 공표했다. TPP가 미국인의 일자리를 보존하고, 임금인상을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보다 극단적 자유무역 반대론자인 트럼프가 지속적으로 공언해온 대로 중국과 멕시코 등 주요 무역상대국으로부터 수입품에 대해 최고 45%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한다면 세계무역에 '재앙'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에 4819억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갑자기 고율 관세가 적용될 경우 수출이 타격을 입고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에 기름을 부을 전망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공약 실현 시 중국과 멕시코가 불황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으로서도 중국은 무시할 수 없는 큰 시장이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에 반도체 자동차 항공부품 등 총 1162억 달러 상당의 제품을 수출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중국과 멕시코가 미국산 제품에 같은 세율을 적용하는 무역 보복에 나설 경우 2019년 말 미국의 경제 규모는 4.6% 축소될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가 700만 개 감소하면서 실업률은 9.5%까지 뛰고, 트럼프가 모두 해결하겠다고 공언하는 연방정부 적자 규모 역시 60% 이상 증가하게 된다. 무디스는 "1년 안에 미국경제가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출대국이자 대미무역 흑자가 많은 한국은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될 경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TPP 폐기 내지 비준 유예는 비회원국인 한국에는 호재다. TPP가 당장 내년 발효될 경우 한국은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3% 감소하고 수출은 1.0%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상황에서, TPP가 미뤄지면 미뤄질수록 한국의 타격은 감소할 전망이다.

힐러리나 트럼프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환율 전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바마 행정부보다 더 강력한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되기 때문이다. 당장 트럼프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중국으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했다. 힐러리는 TPP에 환율 조작 문제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