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동맹국들 방위비 더 내라

# 힐러리 클린턴

- 북한 대처 위한 파트너십 중요

미국 대선 본선에서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커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한반도 정책구상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동맹 확고" 대 "무임승차 말라"

힐러리 클린턴

1953년 상호방위조약체결 이후 63년간 유지돼온 한·미동맹의 가치와 역할을 놓고 두 후보의 시각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국무장관 출신으로 한미관계와 북한 문제를 직접 다뤘던 클린턴은 동맹 간의 긴밀한 공조와 단합을 중시했다. 북한이라는 공통의 위협에 대처하고 역내 질서를 유지하는 데 한미 간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클린턴은 북한 포격도발 사건을 거론하며 "이번 사건은 미국이 동맹국 방어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가져야 할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에는 "우리 자신과 우리의 조약동맹인 한국과 일본 방어를 위한 필요한 어떤 조치라도 북한을 상대로 취해야 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는 동맹 비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는 존재라는 인식을 보였다. 트럼프는 "동맹국들은 재정·정치적 인적 비용과 관련해 적정한 비용분담을 해야 한다"며 "부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들 국가가 스스로를 보호하도록 해야 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주한 미군을 철수하거나 '핵우산' 제공을 거둘 수 있다는 엄포다.

앞으로 각 동맹과의 방위비 분담협상 과정에서 동맹국의 부담을 높이려는 전략적 압박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동맹관계를 '거래관계'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별되는 대북 접근 기조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문제에 대해서는 모두 '중국 역할론'을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는 "북한은 통제 불능"이라며 "우리는 경제적 수단을 동원해 중국이 북한을 통제하도록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중국과 맺고 있는 경제협정을 이용하면 중국을 얼마든지 움직일 수 있다는 논리다.

클린턴도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선거유세에서 "북한의 불법적인 핵 활동을 종결하기 위해 중국이 북한과 김정은을 압박해야 하며 미국은 중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대선 토론회에서 "역내 지역 국가들과 함께 북한을 고립시키고 차단하는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역할론에 공감하지만 북한을 바라보는 근본적 시각에는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클린턴은 현재 진행 중인 대북 제재와 압박이 북한을 대화와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북한 핵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북한 김정은 정권을 '상종'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중국 역할론을 제기하는 것도 북한 문제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뚜렷한 자유무역협정 시각차

클린턴은 기본적으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지지한다. 양국 산업의 활성화와 시장의 확대, 일자리 창출 면에서 윈-윈 효과를 가져오는 자유무역협정은 미국 경제에 어떤 식으로든 유익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트럼프는 NAFTA를 지칭하며 "미국의 완벽하고 총체적인 재앙"이라며 "미국의 제조업 지대를 공동화하고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두 후보 모두 오바마 행정부가 드라이브를 걸어온 다자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는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