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온도차가 뚜렷했다.
15개 회원국은 일요일인 7일 오전 11시(한국시간 8일 새벽 1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했으나 구체적인 '행동'보다 과거처럼 북한 도발에 '중대한 조치'를 취한다는 경고를 하는 데 그쳤다.
비공개로 1시간 반 정도 진행된 이날 이사회가 끝나자 안보리 2월 의장국인 베네수엘라의 라파엘 다리오 라미레스 카레로 대사는 "북한의 (로켓) 발사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면서 "안보리 이사국들은 이번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달 북한의 4차 핵실험을 함께 묶어 거론하면서 "평상시처럼 할 수 없다. 새 제재는 새로운 차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서방 주도의 대북 제재에 여전히 미온적이었다. 류제이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안보리가 새로운 제재안 마련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본다"며 "새 제재는 긴장을 완화시키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향하며, 협상을 통한 해법을 장려하는 내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도 "우리는 북한의 경제적 붕괴를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초강경 제재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오전 러시아·일본 외교장관 전화통화 내용을 소개하면서"러시아는 정치적·외교적으로 해결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안보리 내의 입장차 때문에 대북 제재에 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적지 않다. 유엔이 무작정 '속도내기'를 하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제재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세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