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스쿠니신사 폭발음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한국인 전모(27) 씨 행적과 동기를 둘러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전 씨가 지난 9일 일본에 재입국했을 당시 화약으로 보이는 물질과 타이머, 배터리 등을 들고 들어온 것으로 알려지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무모한 행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야스쿠니신사 화장실입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의심을 받아 일본 언론과 통화하기까지 한 전 씨는 일본에 재입국하면 체포될 공산이 크다고 의식했을 법한데도 일본을 다시 찾았다. 여기에다 1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 씨는 재입국 당시 폭발 장치의 부품으로 의심되는 물건들을 반입했다. 이는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일본 경찰에 체포될 경우 혐의와 관련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일본 경찰은 그가 폭발물 설치를 위해 반입한 것으로 추정하지만 수사 선상에 오른 사람의 행동으로는 너무도 무모하다는 점에서 미심쩍은 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오락가락한 진술도 그의 행적을 둘러싼 동기를 규명하는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 그는 체포 직후 최초 조사 때 폭발물 설치 등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했다가 "야스쿠니신사에 개인적인 불만이 있어서 설치했다"고 범행을 시인한 뒤 다시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 신문은 한국 공항의 수하물 검색에 문제를 제기했다. 전 씨가 화약으로 보이는 물질을 김포공항에서 도쿄 하네다공항으로 반입한 것은 공항 검색시스템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대목은 전 씨가 반입한 물품이 화약인지에 대한 정확한 감정 결과가 나와야 실상을 알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