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캐나다에서는 오는 19일 실시되는 총선을 앞두고 세금 문제가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 현 연방 총리인 스티븐 하퍼 보수당 대표가 연방세율의 인상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약한 것이다. 이에 맞서 야당인 자유당은 연 소득이 20만 달러 이상인 부유층 증세를 통해 세원을 확보한 뒤 일자리 창출 등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세율 인상을 법으로 막겠다는 다소 과격한 공약이 등장할 만큼 민감한 주제인 세금 문제가 선거 막판 쟁점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것이다. 그렇다면 캐나다 국민의 세금 부담은 어느 정도일까.

캐나다 보수성향의 싱크탱크인 프레이저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캐나다 가구의 조세부담률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가구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조세부담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의식주 비용마저 훨씬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지난해 캐나다 가구소득 중 세금 부담이 평균 42%에 달했는데 이는 의식주 비용이 차지하는 36.6%보다 5%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캐나다 국민의 평균소득은 7만9010캐나다 달러(달러당 900원, 7110만 원)로 이 가운데 3만3272달러를 세금으로 냈다. 반면 의식주 비용으로는 2만8887달러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의식주 비용 가운데는 주거비가 소득의 21%(1만6568달러)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식비가 10.5%(8323달러) 의류비 5.1%(3996달러) 순이었다.

캐나다의 지난해 세금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소득세로 전체의 30.6%였다. 임금세 및 건강 관련 세금이 21.5%로 뒤를 이었고, 판매세 14.4%, 재산세 10.5% 순이었다. 주세와 담배세(5.35%) 유류비와 면허비용 등 자동차 관련 세금도 2.5%를 차지했다.

프레이저연구소는 이 같은 캐나다 국민의 조세부담은 53년 전인 1961년과 비교해 무려 1886%나 뛰어 올랐다고 분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소득 증가율 1480%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연구소는 소득 가운데 세금 지출이 늘어난 원인으로 가파른 소득 증가를 꼽았다. 하지만 연구소 측은 최근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캐나다 연방 및 주정부의 적자를 메우기 위한 증세도 한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특이한 것은 100만 원 벌어 42만 원을 세금으로 내면서도 조세저항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의료 혜택은 물론 노후를 국가가 책임질 것이란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는 저소득 가구에는 자녀 수에 따라 1000달러 안팎의 보육비가 지원된다. 일정 기간 이상 머문 유학생들에게까지 비슷한 혜택이 주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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